
기부몫 떼고 지출… 동료의사도 동참
30여회 2억4천여만원 상당 현물 기부
"병원 홍보 수단으로 비쳐질까 조심"

장재남(56) 원장과 동료 의사 2명과 함께 운영하는 이 병원은 2008년 개원하면서 운영이 잘 되든 안 되든 수익의 일부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곳에 쓰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은 그 첫 마음을 10년 동안 한결같이 실천하고 있다.
'칭찬받을 일이 아니'라며 인터뷰를 거절했던 장 원장은 "병원을 함께 운영하는 동료 의사 두 분의 한결같은 지지와 결심이 있었기에 기부를 할 수 있었다"며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이들은 개원한 첫 해 300만원 상당의 쌀을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기부 금액과 횟수를 늘려왔다. 기부 물품도 쌀·전기장판·선풍기·전기밥솥·여성용품·식료품 등으로 다양해졌다.
어떤 기준을 정하고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해마다 횟수나 금액, 품목이 조금씩 달라지지만 원칙만큼은 한결같다.
이렇게 시작한 이웃 사랑은 개원 후 한해도 거르지 않아 지금까지 30여회에 걸쳐 2억4천여만원 상당의 현물을 기부했고 지난 6월에는 1천500만원 상당의 쌀 492포대를 처인구에 전달했다.
"수익금에서 먼저 기부할 몫을 떼어내고 나머지로 지출을 합니다. 병원 운영비 지출이 점점 늘어난다고 기부액을 줄일 수는 없습니다. 지출하고 남은 것을 기부하는 것은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개원 당시와 병원 운영상황이 많이 달라졌음에도 꾸준히 기부를 이어온 장 원장의 기부 철학이다.
그렇다고 또 얼마를 기부했는지 꼼꼼하게 챙기는 스타일도 아니다. 일정 금액이 모이면 기부하고 그것이 지역의 어려운 분들에 도움이 되면 그 뿐이다. 동료 의사들도 같은 마음이다.
한편으론 병원을 믿고 찾아준 지역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으로 보답하려는 것이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병원 홍보 수단으로 비쳐질까봐 조심스러워 한다. 병원 광고나 홍보를 일절 하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나와 동료들은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기부 그 자체에 만족하고 사람들의 병을 치료하는 본업에 매진하겠습니다."
기부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 천천히 곱씹게 되는 장 원장의 마지막 말이 유독 여운이 남는다.
용인/박승용기자 ps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