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시위 현장에서 한 남성이 생중계 중인 기자를 폭행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네티즌은 남성의 신상을 추적했고 경찰도 수사에 나섰다.

20일(현지시간) 멕시코 언론에 따르면 폭행이 발생한 것은 지난 16일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여성들의 시위 현장이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경찰의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에 분노한 여성들이 멕시코 전역에서 시위를 벌였고, ADN40 방송사의 후안 마누엘 히메네스 기자가 시위 현장을 생중계하며 리포트 중이었다.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이 이번 시위의 상징인 분홍 반짝이 가루를 기자에게 뿌리며 행진하던 도중 기자 주위를 맴돌던 한 젊은 남성이 뒤에서 접근해 기자 얼굴에 강하게 주먹을 날렸다.

기자는 곧바로 바닥에 넘어졌고 남자는 유유히 사라졌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일에 놀란 시위 참가자들이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달아난 남성을 쫓아가 때리며 잡으려고 했으나 이 남성은 뿌리치고 달아났다.

히메네스 기자는 19일 코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다.

폭행 장면을 담은 영상이 인터넷에 확산하면서 네티즌들은 아직 붙잡히지 않은 남성의 신상을 추적하고 나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용의자의 이름과 페이스북 등이 공개됐다.

경찰은 네티즌이 찾아낸 인물이 영상 속 인물과 동일인인지 확인하면서 CCTV 등을 토대로 남성의 도주 경로를 추적 중이라고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은 전했다.

이 남성이 과거에도 비슷한 일을 저지른 한 단체의 일원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독수리'라는 이름의 이 단체는 과거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 선거 유세 중에도 폭력 사건을 벌여 당원과 기자들이 다쳤다는 것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0일 오전 일일 기자회견에서 "여성 시위에 잠입한 선동꾼들이 있었다.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