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증장애인에 1년간 '하모니카 지도'
LH본사 공연 인정받아 우수상 수상
미술·타로·전통차 등 프로그램 운영

박성재(56) 고양시장애인문화예술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장애인들에게 문화예술활동으로 희망을 전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지인이 박 소장에게 자신이 속해 있는 장애인 단체에서 하모니카 지도를 해 달라고 부탁한 게 계기였다.
생후 8개월 때 소아마비로 다리를 쓸 수 없게 된 박 소장은 같은 중증장애를 가진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1년간 그들을 지도했다. '학생'들은 음악을 들고온 박 소장에게 '열정'으로 응답했고, 이들은 '에코밴드'를 결성해 그간의 연습을 복지관 강당에서 토해냈다.
파킨슨 병으로 신체가 떨려 음계를 정확하게 소리내지 못하는 사람, 앞이 안보여 악보를 볼 수 없어 불러주는 대로 음을 외울 수밖에 없는 사람, 중풍으로 인한 반신불수라 어렵사리 하모니카를 쥐고 있는데다 호흡마저 일정치 않아 소리내기 힘든 사람 등. 이들이 만드는 화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큰 울림을 전했다.
중증 장애인들의 하모니카 화음은 경남 진주 LH본사에서 있었던 공연에서도 인정을 받아 우수상과 상금을 받기도 했다.
이후 박 소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다졌고 이를 바탕으로 '고양시장애인문화예술자립생활센터'가 탄생했다.
현재 센터에서는 기타·하모니카 등의 음악반과 서예 문인화의 미술반, 그리고 타로교육, 전통차 수업 등 문화예술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 소장은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장애인들의 삶에 큰 도움이 되고 나아가 비장애인들과 서로 소통하면서 화합으로 이끌 것"을 기대하고 있다.
센터운영은 모두 후원으로 이뤄지고 있어 재정적으로 어렵기는 하지만 뜻있는 비장애인들의 지원에 큰 힘을 얻고 있다.
현재는 핸드바이크 제작 및 핸드바이크팀 창단과 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음악밴드 결성도 추진하고 있다.
박 소장은 "이러한 과정 속에서 늘 즐겁게 음악을 연주하고 장애인들이 신나게 생활할 수 있다면 이 보다 더 좋은 세상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에 이들과 함께하려는 이들이 있으니 더욱 좋은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