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잔국제기능올림픽 김한권씨
모교인 김포제일공업고등학교 기능반 실습실을 찾은 김한권씨.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입문 3년만에 국가대표 발탁된 인재
"원하는 제품 빚었을땐 짜릿한 쾌감
지도교사·채용해준 삼성전자에 감사"

2019090901000704200034422
지난 8월 22일부터 27일까지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제45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서 김포제일공업고등학교 졸업생이 금형직종 우수상을 받아 지역사회의 경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인공은 삼성전자 삼성기능올림픽팀에 근무하는 김한권(20)씨로, 고등학교 1학년 때 선배 권유로 교내 기능반에 들어가 처음 금형을 익힌 지 3년 만에 국가대표 평가전을 제패한 인재다.

매일 밤 학교에 남아 도전을 거듭한 끝에 이번 올림픽에서 국내 유일의 금형직종 대표선수로 쾌거를 이뤘다.

국제기능올림픽은 출전 자체가 바늘구멍으로 통한다. 지방대회 메달권에 한해 전국대회 출전권이 부여되고, 다시 전국대회 우승자와 준우승자끼리 2년 마다 열리는 올림픽 대표선발전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강화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김포서초등학교로 전학, 김포중학교를 거쳐 김포제일공고에 진학했다. 또래들과 다를 바 없던 청소년에게 금형은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해줬다. 김씨는 "모든 작업의 사이클을 한 바퀴 돌고 컨트롤이 가능해지자 급속도로 재미가 붙었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제품을 뽑아내기 위해 철을 깎는 이 기술로 그는 작은 탱크모형과 카카오톡 캐릭터 등을 제작해 친구들에게 선물해주곤 했다. 원하는 제품을 빚어낼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전 세계 기능인들이 모인 올림픽에서는 도면 하나가 주어졌다. 어떻게 깎아서 제품을 뽑아낼지 도면을 해석하고, 이를 토대로 프로그램을 짠 뒤 실제 가공하기까지 나흘에 끝내야 하는 진검승부였다.

김씨는 김포제일공고 기능반에서 3년 내내 자신을 돌봐준 이호상(60) 지도교사, 그리고 기능인을 직원으로 채용해 물심양면 지원해준 삼성전자 측에 수상의 공을 돌렸다. 이 교사는 "한권이는 쉽게 무너지지 않고 문제를 스스로 끝까지 찾아 해결하는 학생이었다"고 회고했다.

일주일 전 귀국했다는 김씨는 "기회가 되면 세계일주를 해보고 싶다"고 나이에 어울리는 희망사항을 소개하며 만면에 웃음꽃을 피웠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