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분 할머니 사진 2
77세 조양분 할머니는 'PD꽃분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열어 400여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조양분 할머니 제공

축제현장 찾아 촬영 생생하게 전해
'미디어는 내삶의 활력소' 졸업작품
'PD 꽃분이'란 유튜브 채널 개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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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세의 할머니가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에 도전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부천에 사는 조양분(77) 할머니는 "손주들에게 황금으로도 살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70살에 컴퓨터를 배웠다"며 "처음에는 뭐가 뭔지 몰라 힘들었지만 이제 자신감이 넘친다"고 말했다.

조 할머니는 컴퓨터에 이어 파워포인트, 한글, 포토샵 자격증을 딴 후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에 도전했다. 그는 부천문화재단 시민미디어센터가 지난 7월 연령제한 없이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3기 교육생을 모집하자 가장 먼저 신청서를 냈다.

사실 조 할머니는 부천시민미디어센터가 운영하는 시민 미디어 교육 1기생이기도 하다. 수료생들과 함께 동영상 동아리인 '부시맨'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는 각종 축제 현장을 찾아 동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해 행사를 생생하게 전하면서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고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컴퓨터가 엄청 어렵더라고요. 중간에 포기 하려고도 했지요. 강사님들이 자꾸 해보라고 용기를 줘 끝까지 하게 됐어요."

조 할머니는 "오정구청에서 포토샵 배울 때 시간 내기가 참 어려웠는데, 할아버지와 다투고 나서 서로 말을 안 할 때 새벽에 밥만 해놓고 무조건 포토샵 강의받으러 다녔다"고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그는 주변에서 나이를 물어보면 당당하게 말한다. "실제 나이는 77세, 호적 나이는 76세, 정신적 육체적 나이는 40대입니다." 이 나이에도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는 "집에서 리모컨 돌리며 빈둥거리지 마세요, 할아버지하고도 다투지 말고 무조건 나와서 활동하라"고 조언한다.

또 "각종 행사장에 다니며 동영상을 찍으면 건강에도 좋다"고 덧붙인다. 그는 부천시민미디어센터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3기 졸업작품으로 '미디어는 내 삶의 활력소'를 제작했다.

'PD 꽃분이'라는 브랜드로 유튜브 채널을 연 조 할머니는 어느덧 구독자 423명을 확보한 상태. 동영상만도 수백 개를 제작했다. 부천시 사회복지관, 요양원 공연, 버스킹 공연 등에는 어김없이 조 할머니의 카메라가 출동한다.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