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위기 극복 본선행 '산전수전'
유스대표 출신 김우겸·서현일 주축
19년만에 우승 도전·1회전에 온힘
김장빈 감독 "선수 전원 로테이션"
"17년 만에 수성고가 경기도대표로 선발돼 19년 만에 전국체육대회 우승에 도전합니다!"
다음 달 5일 제100회 전국체전 배구 종목 남자고등부 1차전에서 전북 남성고와의 맞대결을 앞둔 김장빈 수성고 감독은 25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기)성적이 나오지도 않았고 팀이 해체될 위기까지 처해봤다. 바닥부터 치고 올라와 전국체전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달 초 CBS배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수성고는 최고조의 몸 상태로 올라와 있다.
게다가 타 지자체 대표의 주축 선수는 고3 위주인데 반해 수성고는 1·2학년을 중심으로 팀이 맞춰져 있는 상황. 특히 유스대표팀 출신의 센터 김우겸(197㎝)과 레프트 서현일(184㎝)이 수성고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김 감독은 "남성고는 통계상 첫 경기에 고전하며 어렵게 어렵게 승리를 축적해 나가는 반면, 우리는 첫 경기를 쉽게 가져가며 후반부에 체력적 문제에 부딪혀 패했다. 그래서 승리 확률은 반반"이라며 "1회전만 통과한다면 결승전에 진출해 우승까지 노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준결승까지 올해 우리 팀을 상대로 승리를 따낸 팀이 없다"고 자신했다.
3학년 2명, 2학년 7명, 1학년 6명 등 총 15명에 달하는 수성고는 전국체전을 위해 수업을 마친 뒤 주장 이환수를 중심으로 매일 3시부터 6시30분, 그리고 2시간여에 달하는 야간 개인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마저도 부족해 학생 선수들에게 집에서 30분 상당의 별도 웨이트 훈련도 김 감독이 숙제로 내줘 실시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 감독은 "공 때리는 것을 보면 숙제를 했는지 알 수 있다"면서 "하루 일과를 적은 일지에 마치 '일기'와 같이 선수들이 하고 싶은 말을 적게 했다. 이를 통해 최소 한 달에 한 번 면담을 한다"고 소개했다.
전남 순천 벌교상고에서 14년간 코치와 감독을 거쳐 경남 함안 군북고교에서 8년간 활동한 뒤 수원의 '명문' 수성고로 몸을 옮겨 2년2개월여 만에 신희섭 코치와 최상위 팀으로 변모시켰다.
신 코치 또한 영생고와 대한항공에서 축적한 다양한 경험을 학생들에게 지도하고 있다.
김 감독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공부로는 인정받는 학교인데 반해 배구부는 거의 꼴등만 하고 있었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상에 올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선수 육성에 몰두했다. 이 과정에서 전 감독이신 심덕진 경기도배구협회 사무국장님의 도움이 매우 컸다"고 말했다.
안산과 안양, 부천 일대 배구 인재 발굴에도 많은 시간을 들인다는 김 감독은 최근 배구부가 좋은 성적을 내는 데 대해 "내년에 경기도 대표가 되는 것을 당초 목표로 했는데, 예상보다 1년 앞당겨져 당황스럽기도 하다. 그 덕에 흰 머리도 많이 늘었다"며 "현재의 수성고는 선수들의 노력에 따른 성과다. 성적이 나쁘면 좋은 후배도 오지 않는다"고 겸손해 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첫 경기가 열리는 서울 중앙여고로 현장훈련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김 감독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우리 팀만 선수 전원을 로테이션시킨다. 그래야 경기의 맛을 느끼고 고루고루 경기력이 향상된다"며 "첫 단추를 잘 꿰면 나머지는 알아서 잘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