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배·타일·종합설비·전기·코디등
산기대 평생교육원, 5개 과정 운영
실습통해 취·창업 '인생 2막' 지원
"낡은 전등뿐 아니라 감전위험이 있는 콘센트도 다 바꿔야 합니다. 몸이 불편한 분들이 사용하는 거라 실수하면 안 되니 더 긴장되죠."
지난 17일 '경기도생활기술학교'가 새겨진 초록색 조끼를 입고 시흥시 오이도의 한 장애인공동생활가정을 찾은 이근봉(62) 씨. 동료들과 함께 낡은 조명기구를 LED 전등으로 교체하는 봉사활동을 하며 능숙한 솜씨를 자랑했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고장 난 자기 집 콘센트조차 바꾸지 못했다는 이씨.
그는 지난 4월 퇴직 후 경기도가 지원하는 생활기술학교에 입교한 뒤 '전기기술자'로 변신한 모습에 스스로 대견스러워 한다. 전기기술 자격증 취득으로 붙은 자신감은 재취업의 가능성을 높이며 그의 삶을 의욕적으로 바꿔 놓았다.
생활기술학교란 경기도 내 신중년(5060세대) 세대의 인생 2막을 지원하는 도 사업이다. 경기도 평생교육진흥원이 지역 대학 등과 손잡고 은퇴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재취업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날 이씨와 함께 봉사활동에 나선 '초록조끼 교육생'은 7명. 모두 한국산업기술대학교 평생교육원의 '전기기능사' 과정 5기 동기생이다.
평균 연령 57세 만학도들로, 지난 7월부터 160시간 동안 실력을 쌓아왔다. 드디어 현장실습을 겸한 이날 봉사활동으로 마지막 교육과정의 대미를 장식했다. 현장경험과 국민 세금으로 배운 기술을 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좋은 취지도 살렸다.
이씨는 봉사 후 "별다른 준비 없이 은퇴한 터라 전기기술을 배워 새 직업을 가질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며 "힘든 교육과정을 마치고 현장경험을 하자 재취업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어려운 이웃도 도울 수 있어 기뻤다"고 밝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심재홍 한국산업기술대 평생교육원장은 "비전공자를 위한 단기교육이지만 훈련 강도를 높여 실무에서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며 "심화교육 확대와 협동조합 구성 지원 등을 통해 은퇴 가장들이 취·창업이 가능한 숙련기술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대학 책무를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산업기술대 평생교육원은 현재 도배, 타일, 종합설비, 전기, 시니어코디네이터의 5개 직업훈련과정 등을 운영 중이다.
시흥/심재호기자 s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