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수원 삼성 2차전·4일 창원시청 개막전 '얇은 선수층' 큰 부담
K3 우승 경쟁까지… 도체육회 일정 변경 요구 축구협회 수용 안해

'2일은 수원 삼성과 FA컵 매치, 하루 쉬고 4일부터는 전국체육대회. 산 넘어 산…'.

한국 축구 4부 리그 격인 K3리그 화성FC가 빡빡한 대회 일정으로 고심 중이다.

화성은 지난 18일 화성종합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준결승 1차전에서 K리그 1 수원 삼성을 1-0으로 잡아내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여세를 몰아 화성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수원과의 2차전을 승리로 장식해 결승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에 나서야 하는 화성은 하루 쉬고 4일 오전 10시부터 창원시청과 개막 경기를 치러야만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정규리그(K3리그 어드밴스) 우승 경쟁도 해야 하는 형편이다.

김학철 감독은 30일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데, 그럴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며 "우리 팀이 대략 25명 정도로 운영되고 있는데, 전국체전의 엔트리는 18명이다. 선수층이 얇은 상황에서 FA컵을 뛰고 재차 전국체전에서 활약하는 게 크게 부담된다"고 우려했다.

김 감독은 이어 "수원이 1차전을 지고 갔기에 이번 2차전 준비를 더 했겠지만, 우리도 설렁설렁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최근 경기에서 한 선수가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전국체전에 나가야 하는 선수인데, 아까운 자원을 잃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을 예견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8월 초 FA컵 4강 대진 추첨식을 진행하면서 화성과 내셔널리그 대전 코레일이 맞붙게 되면 4강 일정을 앞당기기로 4강 진출팀과 합의했다. 그러나 화성은 수원과, 대전은 상주 상무와 각각 경기를 펼치게 돼 애초 일정대로 치르게 됐다.

이에 앞서 경기도체육회도 FA컵 전체 일정을 확인한 지난 7월 중순께 대한축구협회로 서한을 보내 화성과 대전과의 경기를 예상해 4강 일정 변경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감독은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박태웅을 중심으로 팀을 리빌딩하고 있다"며 "FA컵과 전국체전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 좋은 경기력으로 응답하겠다.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