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판사가 법정에서 권총으로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법원 고위층이 재판에 개입하려 한 데 대한 항의라는 관측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AP 통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남부 얄라주(州) 법원의 한 법정에서 카나꼰 삐안차나 판사가 공판이 끝날 무렵 5명의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뒤 갑자기 권총을 꺼내 자신의 가슴을 쐈다.

통신에 따르면 무죄가 선고된 이들 중 5명은 최고 사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는 죄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즉시 병원으로 실려 가 응급 수술을 받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밝혔다.

이 관계자는 카나꼰 판사가 개인사로 인한 스트레스로 자살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전 카나꼰 판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것으로 알려진 25페이지짜리 성명서가 소셜미디어에 나돌면서 의혹이 커지고 있다.

현재는 볼 수 없는 이 성명서에는 이번 재판이 국가 안보에 관한 것이며, 비밀조직과 음모 등이 관련돼 있다는 주장이 담겨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성명에는 또 카나꼰 판사의 무죄 방침에 대해 법원 고위층 일부가 동의하지 않았으며, 유죄 평결을 내리도록 그에게 압력을 가하려 했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판결은 판사에게", "시민에게 정의를"이라는 문구도 세 차례나 반복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 야당인 퓨처포워드의 삐야붓 생까녹꾼 사무총장도 이번 사건이 카나꼰 판사 개인의 스트레스에서 비롯됐다는 법원 측 발표는 믿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삐야붓 사무총장은 그가 판사가 지난달 초부터 (재판 관련) 정보를 보내오면서, 이를 공론화하는 것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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