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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정재숙 문화재청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지금까지 문화재청 직원들이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소장자 배익기 씨를 45회 면담했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한글날을 이틀 앞둔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강제집행을 비롯한 상주본 회수 계획에 관해 묻자 "프로파일러를 동원해서 소장자의 심리 상태를 짚어내려 했으나 돌려받을 합리적 방법이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청장은 이 의원이 "해례본 33장 가운데 11장 이상이 원래 분실된 상태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체에서 얼마나 없는지 아는가"라며 상주본 상태를 질의하자 "실물을 보지 않아 어느 정도 훼손됐는지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2015년 배씨가 자택 화재로 상주본 일부가 불탔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유사한 종이로 실험을 했지만, (결과에 대해) 확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소장자가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해 회수를 못 하고 있다"며 "날짜를 못 박을 수 없지만, 검찰과 법원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다각적으로 회수 조치를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상주본은 입수 경위나 보존 상태 등이 불분명한데, 문화재청이 끌려가는 상황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훈민정음 상주본은 경북 상주에 거주하는 배씨가 2008년 7월 간송본과 다른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냈다며 일부를 공개해 그 존재가 알려졌으나, 배씨가 소장처를 밝히지 않아 10년 넘게 행방이 묘연한 유물이다.

배씨는 골동품업자 조용훈(2012년 사망) 씨 가게에서 고서적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송사 끝에 소유권을 확보한 조씨가 사망하기 전에 문화재청에 기증했다.

배씨는 상주본을 훔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년을 받았으나, 항소심 재판부와 대법원은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상주본 문제는 문화재청이 조속한 유물 반환, 배씨가 형사 사건 관련자 사과와 보상금 1천억원을 각각 요구하면서 뚜렷한 해결책 없이 수년째 공전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