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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10일 경기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2차전 한국 대 스리랑카 경기에서 8대0으로 승리한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는 모습. /연합뉴스

스리랑카를 상대로 '골 잔치'를 벌이며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2연승을 이어간 한국 축구 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은 만족감을 드러내며 '남북 대결'의 승리를 다짐했다.

벤투 감독은 10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 경기장에서 열린 스리랑카와의 2차 예선 2차전 홈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승점 3을 따낸 게 중요하다. 어제 얘기했듯 상대를 존중하고, 우리 스스로 팬들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집중했다"며 흡족해했다.

이날 한국은 4골을 폭발한 김신욱(상하이 선화), 2골 1도움을 기록한 '캡틴' 손흥민(토트넘) 등의 활약을 앞세워 8-0으로 대승, 2차 예선 2연승을 거뒀다.

벤투 감독은 선택한 지 두 경기 만에 골을 퍼부으며 보답한 김신욱에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며 볼을 측면으로 빼고 크로스로 이어졌을 때 가장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에 점차 적응하면서 앞으로도 호흡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칭찬했다.

A매치 첫 풀타임과 공격 포인트로 강한 존재감을 발산한 '막내 형' 이강인(발렌시아)에 대해선 격려하면서도 '발전'을 더 강하게 역설했다.

그는 이강인에 대해 "기술적으로 발달하고 출중한 선수지만, 소속팀이나 대표팀에서 더 발전해야 한다"면서 "현재의 포지션은 수비적인 부분을 많이 요구한다. 아직 완성된 선수가 아닌 만큼 성장하도록 많이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후반 손흥민이 권창훈과 교체돼 나갈 때 시간 지연을 이유로 경고를 받은 상황에 질문이 나오자 벤투 감독은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누가 6-0으로 이기는 상황에서 시간 끌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이란에서 오신 주심은 그렇게 생각하셨나 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미 승부가 기울어진 상황에서 이런 것을 시간 끌기라며 경고를 한 건, 경기에서 이슈가 될만한 것이 없으니 주심이 '한국에 와서 손흥민에게 경고 한 장 줬다'고 남기고 싶었던 것 아닌가 싶다. 주목받고 싶었던 것 같다"고 일갈했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가장 큰 승리를 남긴 한국은 이제 북한으로 넘어가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3차전을 펼친다.

남북 대결로 다른 경기보다 더 큰 관심을 받는 데다 인조 잔디 경기장이나 관중 분위기 등 일상적이지 않은 원정 환경은 변수로 꼽힌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북한 원정이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라는 것엔 동의하지만, 우리는 이기기 위해 경기할 뿐"이라며 담담했다.

일방적인 상대 관중의 응원에 "관중은 많을수록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초반부터 상대에게 '이기러 왔다'는 걸 보여주겠다"면서 "혹시나 북한에 간다고 무섭다고 느끼는 선수가 있다면 데려가지 않겠다"고 했다.

인조 잔디에 대해서도 "월드컵 예선이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인조 잔디 경기 경험이 있다. 특별하게 달라지거나 크게 문제가 될 건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더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떤 경기를 하고, 상대가 어떤 부분을 보일지에 대비하는 것"이라며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 우리는 이기러 가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상대인 북한에 대해선 수비와 역습을 경계했다.

벤투 감독은 "북한은 상당히 거칠고 적극적인 팀이다. 2차 예선에서 실점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겠지만, 우리는 우리대로 잘 준비하면 된다"며 "역습에 대비해 밸런스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영권, 황인범을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황의조 등 일부 주축 선수를 쉬게 한 벤투 감독은 "북한전 베스트 11은 바뀔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예고했다.

한편 한국은 오는 15일 오후 5시 30분 북한과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11월 14일 레바논과의 경기를 치른다. 

2020년 3월 26일에는 투르크메니스탄, 3월 31일에는 스리랑카, 6월 4일에는 북한, 6월 9일에는 레바논과 재차 대결을 펼친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