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201000812300038471.jpg
사진은 지난 1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화성종합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U-22 축구 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한국 정우영이 벤치에 앉아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한국 축구는 재능이 풍부한 '젊은 피'의 잇단 등장으로 팬들에게 희망을 안기고 있다.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U-20) 이하 월드컵에서 결승 진출과 준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썼고, 유럽 무대에 안착하는 유망주도 늘면서 이강인(18·발렌시아)이나 백승호(22·다름슈타트)처럼 성인 대표팀의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지난 11일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2세 이하(U-22) 대표팀 평가전에선 또 한 명의 기대주가 안방 팬들에게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해 화제를 모았던 정우영(20)이다.

독일 최고 명문 팀인 뮌헨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분데스리가 데뷔를 이뤄내며 주목받았던 정우영은 정정용 감독의 신임 속에 U-20 월드컵 출전도 노렸으나 구단 반대로 나서지 못했다.

이후 지난달부터는 2020 도쿄 올림픽 예선을 준비하는 김학범 감독의 부름을 받고 U-22 대표팀에 합류했다.

지난달 제주에서 예정된 시리아와의 평가전에서 '김학범호 데뷔전' 기회를 기다렸으나 평가전이 갑자기 취소되면서 연습경기만 치른 채 발길을 돌렸던 그를 김 감독은 이달에 다시 불렀다.

이날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는 벤치에서 시작한 뒤 후반전을 시작할 때 투입됐다.

왼쪽 측면에 배치된 그는 전반 다소 답답한 모습을 보였던 대표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고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데 앞장섰다. 번뜩이는 움직임과 간간이 보여주는 기술은 인상적이었다.

후반 30분 어시스트도 기록했다. 오세훈(아산)이 넘겨준 공을 받아 왼쪽 측면을 돌파했고, 상대 선수의 태클을 절묘하게 피한 뒤 두 명의 견제 사이로 날카로운 패스를 보내 김진규(부산)의 쐐기 골을 끌어냈다.

어시스트로 몸이 풀린 이후에는 여러 차례 직접 골대를 노리며 환호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고 U-22 대표팀 동료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도 많지 않았기에 보완할 점도 남겼지만, 공식 경기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것을 고려하면 준수했다.

'김학범호 데뷔골'은 다음 기회로 미뤘지만, 기대감을 높이기엔 충분한 정우영의 첫인사였다.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과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정우영은 "팀이 이겼고 도움이 돼서 좋다"면서도 "공격수는 골을 넣고 공격포인트로 보여줘야 하는데, 스스로는 만족하지 않는 경기였다. 부족한 게 많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또 한 번의 경기(14일)가 있으니 감독님이 원하시는 것을 많이 보여드리겠다"면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서 꼭 올림픽에 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손원태기자 wt2564@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