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공고3
삼일공고 1학년 5명이 역사탐구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대희옹을 모셔 한국전쟁 당시의 얘기를 듣고 있다. /삼일공고 제공

17세 학도의용군 참전 사진·문서 소개
"어르신 어린나이 헌신 용기 놀라워"
곳곳 전쟁상흔 '기억장소' 탐방 계획

참전용사 모자를 쓰고 훈장을 가슴에 단 이대희(86)옹이 '평화를 지킨 사람들'의 주인공으로 삼일공업고등학교 학생들 앞에 앉았다.

지난 14일 오후 삼일공고에서 열린 '2019 역사 탐구 프로젝트' 구술사 인터뷰에서 이옹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를 담은 사진과 작성된 문서들을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이옹은 "종군기자가 준 사진과 참전 관련 문서를 모아 간직했다"며 "학생들에게 과거 기록과 기억을 소개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1950년 11월 이옹은 17세에 참전했다. 수원남창초등학교에서 국방부 정훈국 학도의용대 1기생으로 훈련을 받고 선무공작 대원으로 활동하며 적 후방 교란 등 임무를 맡았다.

이날 이옹의 이야기를 기록한 역사 탐구 프로젝트 참여 학생은 모두 1학년으로 김남재·김석인·김동현·노규민(17)군과 박두리(17)양 등이다.

이들은 전쟁과 폭력, 차별과 대립의 기억을 올바로 성찰하고 깨닫고자 한국전쟁 당시 수원의 모습이 어땠는지를 되짚어보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어르신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김남재군은 "이대희 어르신이 17세 우리 나이에 참전해 겪으신 이야기를 들으면서 전쟁이 우리와 거리가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며 "참혹한 전쟁이 일어났는데, 4주 정도의 짧은 훈련만 받고 투입됐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이옹이 유엔군 종군 사진기자로부터 받은 '컬러 사진'을 보고 생생한 전쟁의 한 단면을 느꼈다고 한다.

노규민군은 "사진에 있는 어르신의 모습이 우리와 같은 나이의 어린 학생인 것에 놀랐다"며 "내가 그 당시에 삼일공고 학생이었다면 '과연 학도병으로서 참전할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젝트 참여 학생들은 평화를 지켜낸 사람들의 이야기뿐 아니라 수원의 한국전쟁 '기억 장소'도 탐방할 계획이다.

지도교사인 김소영 교사는 "평화를 지켜내기 위한 수원의 이야기와 전쟁 당시 수원의 피해, 평화를 지킨 사람들의 이야기를 학생들이 직접 알아보는 주도적 활동"이라며 "학생들이 대한민국을 지킨 어르신들을 만나며 한 뼘 더 성장한 것 같다"고 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