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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북한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북한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경기에서 북한 박광룡(11번)이 헤딩을 하기 위해 점프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원정에서 접전 끝에 0-0 무승부를 거뒀다. /AFC 제공

월드컵 '평양 원정'이 이례적인 '무중계·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데 대해 대한축구협회(KFA)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공문을 보내 유감을 표명하고 "북한축구협회의 비협조는 징계 여부를 검토할 사항이라고 판단된다"는 의견도 전달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8일 "AFC에 17일 오후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KFA는 공문을 통해 "이번 경기에서 북한축구협회의 협조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특히 KFA가 대표팀과 더불어 수차례 미디어 및 응원단의 입국 협조를 요청했으나 관련 사항에 대한 협조가 없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FIFA 윤리 강령 14조(중립의 의무) '각국 협회 및 대륙연맹은 정치적으로 중립을 유지하고 각각의 기능에 맞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와 AFC 경기운영 매뉴얼(33.2) '홈 경기 개최국에서는 경기를 위해 방문하는 팀 인원 및 미디어, 응원단 등에 대해 어떠한 차별 없이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조항을 들면서 "이러함에도 북한축구협회는 필요한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KFA는 "북한축구협회의 비협조는 통상적인 상황에서는 AFC가 적절한 징계 여부를 검토할 만한 사항으로 판단된다"면서 이번 경기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AFC의 노력을 촉구했다.

대표팀은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북한과의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이 경기를 위해 1990년 10월 남북 통일축구 이후 29년 만에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평양을 찾게 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한국 취재진의 방북이 무산된 데 이어 경기가 한국에 생중계되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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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5일 오후 5시 30분부터 평양 김일성경기장(5만명 수용)에서 북한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을 무관중 경기로 치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심지어 5만 명을 수용하는 경기장에 관중까지 전혀 없는 황당한 상황 속에서 경기를 치렀다.

국내 방송사는 북한이 우리 선수단을 통해 전달한 DVD 형태의 경기 영상이 방송용으로 부적합해 녹화 중계마저 취소했다.

아울러 경기에서는 북한 선수들이 거칠게 나와 우리 선수들은 부상 위협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원정 한국 선수단장을 맡은 최영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거의 전쟁 치르듯 했다"고 털어놓고,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부상 없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밝힐 정도였다.

이 경기를 직접 관람한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FIFA 홈페이지를 통해 "역사적인 경기인 만큼 관중석이 가득 찰 것으로 기대했는데, 경기장에 팬들이 한명도 없어 실망스러웠다"면서 "경기 생중계와 비자 발급 문제, 외국 기자들의 접근 등에 관한 여러 이슈를 알고 놀랐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명백히 가장 중요한 가치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