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방문 중인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내달 22일 만료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도통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스틸웰 차관보는 26일 오후 주일 미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는) 미국에도 일본에도, 그리고 한국에도 유익하다"면서 내달 초 방한 때 한국 정부를 상대로 종료 결정의 재고를 요청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한일 양국이 한층 폭넓은 관점에서 이 문제를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일본경제연구센터와 일본국제문제연구소가 미일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를 초청해 해마다 개최하는 정책포럼인 제6차 후지산 회의(26~27일)에 참석하기 위해 방일했다.

그는 이달 27일부터 30일까지 미얀마, 30일부터 내달 1일까지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뒤 태국을 거쳐 다음 달 5일 방한할 예정이다.

스틸웰 차관보는 또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2014년 체결된 한미일 방위기밀정보공유 각서를 근거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유효하지 않다"며 "(정보공유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스틸웰 차관보는 지소미아가 작동한 최근의 사례로 북한이 이달 초 발사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실험에 대한 대응을 들었다.

그는 그러나 당시에 어떤 형태로 한일 간에 정보 공유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선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스틸웰 차관보는 북미 간의 비핵화 협상에 대해선 "계속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압력을 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동해로 탄도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해 "일본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틸웰 차관보는 25일 오후 나리타(成田)공항에 도착해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선 미일 동맹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이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의 초석"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틸웰 차관보는 26일 회견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 등으로 심화한 한일 간 갈등에 대해선 "미국이 중재할 입장이 아니다"라면서 "경제문제가 안보문제로 파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일본 정부가 중동 해역에 자위대 파견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 "일본의 공헌에 깊이 감사하고 있다"며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중동 정세 안정은 미국의 이익이 된다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