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 시절 국대 활약 허미진 감독
회장기등 2회 우승컵 '진두지휘'
총원 11명중 올해 7명 졸업 예정
道체육회등 방안 없어 확보 난항
"전국체육대회 우승의 기쁨도 뒤로 하고, 소프트볼 신입생을 모집하기 위해 중학생 스카우트 하러 나가야 돼요!"
지난 10일 전국체전 폐막일 여자고등부 소프트볼 결승에서 강호 광주 명진고를 누르고 창단 15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일산국제컨벤션고 허미진 감독의 일성이다.
명실공히 전국 최정상 팀이 된 만큼 내년도 행보에 대한 구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의외의 답변을 들었다.
전국체전과 지난 6월 회장기 등 2회 우승을 진두지휘한 허 감독은 28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승에 대한 기쁨은 이미 접었다"며 "우리 학교가 특성화고교라서 신입생을 타 학교보다 먼저 뽑는데, 중학교에서 연락 오지 않아 쫓아다녀야 한다"고 푸념했다.
비인기 스포츠인 탓에 일반적 방식인 공문 발송을 통해 추천을 받으려 하나, 공문을 받은 중학교 자체가 일산국제컨벤션고를 잘 모르기 때문에 회신이 오지 않는 실정이란다.
그러나 경기도야구소프트볼협회와 경기도체육회 등은 아직까지 이같은 선수단을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어려움이 장기화되고 있다.
그는 "우승해도 선수 수급이 너무 어렵다"며 "지원은 커녕 오히려 우리가 처음 대진을 뽑았을 때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제가 자신 있게 말했는데,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있었다. '3위만 해도 좋겠다'는 발언에 좀 섭섭했다"고 털어놨다.
현재 총원 11명인 상황에서 올해 7명이 졸업한다. 대학 진학에 4명, 실업팀에 2명, 주장 백정윤은 일본으로 유학길에 나선다. 이들 졸업생을 제외하면 4명이 남게 되기 때문에 신입생 확충에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
허 감독은 "졸업반을 제외하고 9명만 돼도 뭔가 부딪히며 우승권에 도전할 수 있다"며 "운동 잘 하는 아이들이 오지 않으면, 1학기 때엔 기본 룰을 알려준 뒤 2학기 때 뭔가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학업에도 충실해 왔다. 그는 "특성화학교 운동부이지만 과에서 1~2등 하는 학생 선수들이 반수 이상"이라며 "공부를 놓지 않고 있는 데다가, 운동까지 잘 하니 학부모들에게도 반응이 좋다. 인성도 좋고, 대회 우승까지 해서 우리의 분위기는 최고"라고 목청을 높였다.
고교 때 국가대표로 뽑혀 3차례의 아시안게임과 2차례의 세계대회 참가, 실업팀 대우차 등 쟁쟁한 이력의 허 감독은 일산국제컨벤션고를 맡으면서 최고의 팀을 만든 뒤 떠난다는 구상을 했다고 한다.
이에 "포기 하지 않으면 할 수 있다는 것을 올해 절감했다. 몇 번을 그만두고 싶었다"면서도 "임혜진 교장선생님을 비롯해 모든 선생님들이 좋아하고 응원하고 기뻐해 준다. 졸업반이 1·2학년 연습을 돕는다. 열악하더라도 미안해 다른 곳을 못 간다"고 전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