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춤추던 중 전당과 '인연'
"일하라는 명 받은 것 같아 책임감
단원들과 '소통'의 시간 갖고싶어
새 작품 원하면 더 깊게 들어가야"
"그동안 쌓아온 문화예술 경험이 경기도문화의전당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승무' 예능보유자로 잘 알려진 이애주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5살에 춤을 시작한 이 이사장은 한국춤의 대가 김보남 선생, 벽사(碧史) 한영숙에게 사사받고, 춤꾼의 길을 걸어왔다. 1984년 춤패 신을 창단해 민주화 과정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을 춤으로 위로했으며, 1996년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로 지정됐다.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와 한국전통춤회 예술감독, 한영숙춤보존회 회장 등을 맡고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을 누비며 한국 전통무용을 알리기 위해 힘써 온 그가 올해는 전당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한 평생 '춤'을 춰온 그에게 전당 이사장이라는 타이틀은 큰 책임감을 안겨준다고 했다.
그는 "자유롭게 춤을 추고 있었는데 전당에 붙잡힌 것 같다. 일을 하라는 명을 받은 것 같아 큰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전당에서 내 역량을 어떻게 펼쳐나가야 할지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임기 동안 전당이 중심이 돼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각 예술단 마다 1년 계획이 이미 구성돼 있어 큰 변화는 줄 수 없지만, 자신의 의견을 보충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딱히 떠올릴만한 게 없었다. 전당이 중심이 돼서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을 제작하고, 이 작품을 국내외 무대에 올리고 싶다. 국악, 무용, 연극, 양악 등이 융합된 작품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작품을 만들려면 5개 예술단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각 예술단의 방향성에 대해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경기도를 중심으로 잡고 예술단마다 방향성을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술단원들이 경기도의 중심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각 분야에서 깊이 있게 활동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도 예술단원들이 충분히 잘 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무게 중심을 조금 더 낮추고 더 깊은 예술로 들어갔으면 좋겠다. 새로운 작품을 하고 싶으면 깊게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빠른 시일 내에 예술단 단장, 단원들과 자리를 갖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취임 후 각 예술단 단장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업무를 파악했다. 예술단원들과는 아직 만나지 못했는데, 소통하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 서로 공유할 게 있으면 공유하고, 조언해 줄 게 있으면 조언해주고 싶다. 또 이애주가 어떤 문화를 일궈왔는지, 예술단이 앞으로 어떻게 한국의 중심이 되는 문화예술을 펼쳐나갈 수 있을지 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