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5일 150일째를 맞는 가운데 경찰의 시위 강경 대응으로 체포자가 급증하고 시위대도 폭력의 강도를 높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4일 홍콩 명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9일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시민은 갈수록 늘어 지난달 31일 3천7명을 기록, 드디어 3천 명을 넘어섰다.
특히 두드러지는 점은 지난달 5일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이 시행된 시점을 전후해 시위자 체포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9일부터 지난 9월 16일까지 100일 동안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의 수는 1천453명으로 하루 평균 15명꼴이었다.
하지만 9월 17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45일 동안 체포된 사람은 무려 1천554명에 달해 하루 평균 35명씩 경찰에 체포됐다.
이는 복면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이미 경찰이 강경 진압 기조로 전환해 시위대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 작전에 돌입했음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경찰의 체포 권한을 대폭 강화한 복면금지법이 시행된 후 체포된 시위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센트럴 등 홍콩 도심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진 지난 2일 하루 동안 체포된 시위대는 무려 200명을 넘었다.
지난 6월 9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체포된 시위자 중 기소된 사람은 500명에 육박한다. 다만 체포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기소 속도는 느려져 체포자 대비 피 기소자 비율은 17%에 그쳤다.
홍콩 법조계에서는 경찰이 자의적 체포를 남발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경찰이 자의적인 체포를 남발하면서 시위대에 대한 대규모 체포가 이뤄지고 있다"며 "시위 현장에 있던 한 여학생은 식염수 3병을 가지고 있다가 화염병 제조에 이를 쓰려고 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고 말했다.
이 여학생은 경찰서에 30시간 동안 구금돼 있다가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됐다고 이 변호사는 전했다.
경찰이 체포된 시민에 대해 구타, 성폭력 등 인권침해를 서슴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시위 참여자는 경찰서에 구금된 후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화장실로 끌려가 배, 허벅지 등을 구타당했다. 이후 이 경찰은 레이저 포인터로 체포자의 눈에 강한 빛을 쏘고, 하의를 벗도록 강요했다.
홍콩의 명문대학인 중문대에 다니는 여학생 소니아 응은 지난 8월 31일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후 연행된 콰이충(葵涌) 경찰서에서 경찰이 자신의 가슴을 치는 등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경찰의 강경 대응에 맞서 시위대도 폭력 행사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도로를 점거하고 보도블록을 깨서 돌을 던지는 것은 물론 화염병으로 경찰차나 물대포 차, 경찰서 등을 공격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시위대가 홍콩 정부의 강경 대응 배후라고 의심하는 중국 중앙정부에 대한 반감도 커지면서 시위 과정의 '반중 정서' 표출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 등 중국계 은행과 '베스트마트 360' 등 중국 본토 기업이 소유한 점포 등을 때려 부수고 불을 지르는 것은 이제 주말 시위마다 벌어지는 일상과 같은 일이 됐다.
친중 재벌로 비판받는 맥심 그룹이 홍콩에서 운영권을 가진 '스타벅스' 점포, 홍콩 경찰에 대한 지지를 나타낸 일본 패스트푸드 체인점 '요시노야' 등도 시위대의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다.
지난 2일에는 시위대가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언론 매체인 신화통신의 홍콩 사무실 건물을 습격해 건물 1층 유리창을 깨고 로비의 시설들을 부쉈다.
신화통신은 성명을 내고 "이번 도발은 문명사회의 '마지노선'을 넘어선 만행"이라며 "법에 따라 폭도들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시위가 갈수록 격해지면서 시위 과정에서 다치는 사람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2일 시위 과정에서 다쳐서 병원으로 이송된 사람은 54명, 전날 시위에서 다친 사람은 17명에 이른다.
특히 최근에는 범민주 진영 인사들을 향한 친중파 소행으로 추정되는 '백색테러'도 잇따르고 있다.
이달 24일 치러지는 구의원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岑子杰) 대표가 지난 16일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성들에게 '쇠망치 테러'를 당한 것을 비롯해 최근 범민주 진영 후보 4명이 괴한의 공격을 받았다.
전날에는 홍콩 타이쿠 지역의 쇼핑몰 '시티 플라자' 앞에서 한 남성이 "홍콩은 중국 땅"이라고 외치면서 자신과 정치 성향이 다른 일가족 4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로 인해 다친 사람 가운데 2명은 위중한 상태이다.
범민주 진영의 구의원 앤드루 치우는 달아나려는 용의자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왼쪽 귀를 심하게 물어뜯겨 귀 봉합 수술을 받았다.
중국 본토 출신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는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성난 주민들에게 구타당한 후 체포됐다.
홍콩 언론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갈수록 격해지면서 홍콩은 이제 그 국제적 명성과 지위를 잃을 위험에 처했다"며 "사태 수습에 총력을 발휘해야 할 홍콩 정부의 지도력 부재가 사태 악화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콩=연합뉴스
4일 홍콩 명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9일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시민은 갈수록 늘어 지난달 31일 3천7명을 기록, 드디어 3천 명을 넘어섰다.
특히 두드러지는 점은 지난달 5일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이 시행된 시점을 전후해 시위자 체포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9일부터 지난 9월 16일까지 100일 동안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의 수는 1천453명으로 하루 평균 15명꼴이었다.
하지만 9월 17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45일 동안 체포된 사람은 무려 1천554명에 달해 하루 평균 35명씩 경찰에 체포됐다.
이는 복면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이미 경찰이 강경 진압 기조로 전환해 시위대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 작전에 돌입했음을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경찰의 체포 권한을 대폭 강화한 복면금지법이 시행된 후 체포된 시위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센트럴 등 홍콩 도심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진 지난 2일 하루 동안 체포된 시위대는 무려 200명을 넘었다.
지난 6월 9일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체포된 시위자 중 기소된 사람은 500명에 육박한다. 다만 체포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기소 속도는 느려져 체포자 대비 피 기소자 비율은 17%에 그쳤다.
홍콩 법조계에서는 경찰이 자의적 체포를 남발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경찰이 자의적인 체포를 남발하면서 시위대에 대한 대규모 체포가 이뤄지고 있다"며 "시위 현장에 있던 한 여학생은 식염수 3병을 가지고 있다가 화염병 제조에 이를 쓰려고 했다는 혐의로 체포됐다"고 말했다.
이 여학생은 경찰서에 30시간 동안 구금돼 있다가 증거불충분으로 석방됐다고 이 변호사는 전했다.
경찰이 체포된 시민에 대해 구타, 성폭력 등 인권침해를 서슴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시위 참여자는 경찰서에 구금된 후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화장실로 끌려가 배, 허벅지 등을 구타당했다. 이후 이 경찰은 레이저 포인터로 체포자의 눈에 강한 빛을 쏘고, 하의를 벗도록 강요했다.
홍콩의 명문대학인 중문대에 다니는 여학생 소니아 응은 지난 8월 31일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후 연행된 콰이충(葵涌) 경찰서에서 경찰이 자신의 가슴을 치는 등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경찰의 강경 대응에 맞서 시위대도 폭력 행사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도로를 점거하고 보도블록을 깨서 돌을 던지는 것은 물론 화염병으로 경찰차나 물대포 차, 경찰서 등을 공격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시위대가 홍콩 정부의 강경 대응 배후라고 의심하는 중국 중앙정부에 대한 반감도 커지면서 시위 과정의 '반중 정서' 표출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중국은행, 중국공상은행 등 중국계 은행과 '베스트마트 360' 등 중국 본토 기업이 소유한 점포 등을 때려 부수고 불을 지르는 것은 이제 주말 시위마다 벌어지는 일상과 같은 일이 됐다.
친중 재벌로 비판받는 맥심 그룹이 홍콩에서 운영권을 가진 '스타벅스' 점포, 홍콩 경찰에 대한 지지를 나타낸 일본 패스트푸드 체인점 '요시노야' 등도 시위대의 집중적인 공격 대상이다.
지난 2일에는 시위대가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언론 매체인 신화통신의 홍콩 사무실 건물을 습격해 건물 1층 유리창을 깨고 로비의 시설들을 부쉈다.
신화통신은 성명을 내고 "이번 도발은 문명사회의 '마지노선'을 넘어선 만행"이라며 "법에 따라 폭도들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시위가 갈수록 격해지면서 시위 과정에서 다치는 사람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2일 시위 과정에서 다쳐서 병원으로 이송된 사람은 54명, 전날 시위에서 다친 사람은 17명에 이른다.
특히 최근에는 범민주 진영 인사들을 향한 친중파 소행으로 추정되는 '백색테러'도 잇따르고 있다.
이달 24일 치러지는 구의원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재야단체 민간인권전선의 지미 샴(岑子杰) 대표가 지난 16일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성들에게 '쇠망치 테러'를 당한 것을 비롯해 최근 범민주 진영 후보 4명이 괴한의 공격을 받았다.
전날에는 홍콩 타이쿠 지역의 쇼핑몰 '시티 플라자' 앞에서 한 남성이 "홍콩은 중국 땅"이라고 외치면서 자신과 정치 성향이 다른 일가족 4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로 인해 다친 사람 가운데 2명은 위중한 상태이다.
범민주 진영의 구의원 앤드루 치우는 달아나려는 용의자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왼쪽 귀를 심하게 물어뜯겨 귀 봉합 수술을 받았다.
중국 본토 출신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는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 성난 주민들에게 구타당한 후 체포됐다.
홍콩 언론은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이 갈수록 격해지면서 홍콩은 이제 그 국제적 명성과 지위를 잃을 위험에 처했다"며 "사태 수습에 총력을 발휘해야 할 홍콩 정부의 지도력 부재가 사태 악화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