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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올해 공급만 2兆 넘겨 역대 최대 실적
사상 첫 보증료 없는 '다드림론' 한몫
올초 2배가량 폭증 본점 직원 파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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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은 제4회 소상공인의 날이었다.

 

전국에서 소상공인이 가장 많은 경기도로선 의미가 더 남달랐을 터. 전국 소상공인 5명 중 1명 꼴이 경기도에서 장사를 한다. 

 

'이재명호' 경기도가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책에 심혈을 기울이는 점도 이 때문이다. 

 

소상공업체에서만 쓸 수 있는 지역화폐를 올해부터 도 전역에서 발행해 활발하게 운영 중이고, 최근에는 소상공인 지원 업무를 전담하는 공공기관인 시장상권진흥원까지 열었다.

늘어나는 지원책에도 많은 소상공인들은 여전히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매출 역시 좀처럼 오르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중소기업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등이 더해지면서 도내 기업들에 직격탄이 예상되고 있다.

경기도 산하 정책 금융기관인 경기신용보증재단(이하 경기신보)에서 중소기업·소상공업체를 위한 보증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지역마다 아우성이다. 

 

지역 내에 상담할 수 있는 지점이 없어 보증지원을 받으려면 이웃 시·군으로 '원정'을 가야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대도시권은 지점이 있어도 수요가 폭증해 지원을 받으려면 하세월인 탓이다. 

 

매번 경기신보의 지점 개설이 화두가 되는 이유다.

이사장님 현장상담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커지면서 올해 초 경기신용보증재단에선 본점 직원들이 지점으로 파견 근무를 갈 정도로 보증지원 수요가 폭증했다. 이민우 경기신보 이사장도 직접 지점에 나가 상담에 나섰다. 사진은 보증지원을 받기 위해 경기신용보증재단의 한 지점을 찾은 소상공인과 상담 중인 이민우 이사장. /경기신용보증재단 제공

# 어려운 경제 상황, 밀려드는 보증지원 수요

경기신보의 총 보증공급 규모는 지난 9월 26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5월 25조원을 달성한 이후 4개월 만에 1조원의 보증지원 실적을 더한 것이다. 

 

전국 지역신보 중 가장 많다. 올해만 해도 이미 9월에 중소기업 6천여곳에 7천453억원, 소상공업체 5만4천여곳에 1조2천651억원의 보증지원을 실시하는 등 2조원을 넘겼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그만큼 중소기업인,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올해 유독 컸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다드림론' 등 새로운 보증지원 상품을 선보인 데다 일본 수출 규제 조치로 특별보증이 실시된 점 등도 한 몫을 했다. 

 

다드림론은 개인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인 소상공인들에게는 보증료 없이 1천만원까지 보증지원을 해주는 상품이다. 보증기관에서 보증료를 받지 않는 최초의 사례다.

 

많은 돈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용등급이 낮아 합법적인 경로로는 대출을 받기 어려운 이들이 불법 대부업체에 손을 벌리는 일을 막기 위한 것이다. 

 

지난 6월 출시한 이후 4개월 만에 지원금액 400억원을 돌파했다. 또 일본 수출 규제에 따른 소재·부품·장비 국산화기업 지원을 위한 특별보증의 경우 경기신보에서만 최대 보증한도를 5억원 상향 조정한 상태다.

밀려드는 보증지원 수요에 경기신보의 각 지점은 올해 내내 비상 상황이었다. 올해 초에는 같은 기간 대비 2배 가까이 보증 신청이 접수되자 급기야 본점 직원들이 각 지점 파견 근무까지 실시해야 했다.

도내 23곳에만 지점… 7곳은 출장소
둘 다 없는 과천에선 '안양지점' 이용
수원 등 큰 도시는 오랜 기다림 고통
"신청 몰리는 곳에 상시출장소 추진"

# 원정 상담에 오랜 기다림… '보증 상담소' 절실한 소상공인들

자금난 속 보증지원이 필요한 중소기업, 소상공업체는 많지만 경기도 모든 시·군에 이런 문제를 상담하고 해결할 수 있는 경기신보의 지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31개 시·군 중 23곳에만 지점이 있다. 나머지 7개 시·군에선 그보다 규모가 작은 출장소 형태로만 각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업체의 보증지원 수요를 감내하고 있다. → 표 참조


지점이 없는 곳이라고 해서 보증지원 수요가 없거나 적은 것은 아니다. 

 

오산시의 경우 10월 말 기준 올해 1천183건의 보증지원이 이뤄졌다. 

 

중소기업·소상공업체 1곳 당 1건의 보증지원을 받았다고 가정하면 적어도 오산시내 1천183명의 중소기업 관계자, 소상공인은 작은 출장소에 의존했거나 동탄지점 등 인근 지점으로 원정을 갔던 셈이다. 

 

그나마 과천시는 별도의 지점은 물론 출장소도 없는 실정이다. 10월 말 기준 과천지역 중소기업·소상공업체에 이뤄진 보증지원은 238건인데, 모두 안양지점에서 관할했다. 

 

안양지점에서 과천지역 기업·소상공인들의 보증지원 업무까지 담당하다 보니 그만큼 보증지원을 받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 안양지역 내 중소기업·소상공업체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지점이 있는 곳이라도 사정이 나은 것은 아니다. 

 

중소기업·소상공업체가 월등히 많은 대도시권에선 지점이 있어도 수요가 너무 몰려 일을 처리하는 직원들도, 지원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기업인, 소상공인들도 전전긍긍하긴 마찬가지다. 수원지점의 경우 10월 말까지 5천982건의 보증지원이 이뤄졌다. 

 

도내 지점들의 평균 보증건수가 같은 10월 말 기준 3천191건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배 가까이 보증지원 건수가 많았던 셈이다. 고양·성남지점 역시 각각 5천481건, 5천362건이 이뤄져 평균보다 1.7배가량 많았다.

지원을 받으려는 이 지역 기업인, 소상공인들의 기다림도 그만큼 길었을 터. 유동성 위기에 처해 적기에 자금 지원이 절실한 이들에겐 기다림의 고통이 배가 될 수밖에 없다.

 

없는 지역은 없는 지역대로, 많은 지역은 많은 지역대로 추가 지점·출장소 개설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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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지역을 전담하는 지점의 중요성은 단순히 지역 기업인, 소상공인의 원정 상담을 막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경기도의 경우 지역마다 그 특성이 제각각이고 인접한 시·군끼리라도 지자체마다 기업 환경, 골목상권 여건이 다르다. 

 

지역별로 각기 다른 특성을 고려해 일선에서 적기에, 적절한 방식으로 자금 지원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도시권의 경우 폭증하는 수요를 분산해 적기에 자금 지원이 이뤄질 수 있게 하는 것 역시 필요한 일이다.

이민우 경기신보 이사장은 "올해 하남과 안성에 새롭게 지점을 개설했지만 여전히 8개 시·군에는 지점이 없어 이 지역 기업인들, 소상공인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도시는 그 나름대로 수요가 폭증해 이용객들이 불편해하고 있다. 

 

기업, 가게를 운영하면서 적기에 필요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데 제때 대처하지 못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런 일을 최소화하도록 지점을 신설하는 게 필요하다.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는 상시 출장소 개소를 추진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도지사 취임 후 도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병 등으로 중소기업, 소상공업체의 시름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도의 유일한 정책 금융기관인 경기신보에서 조금이나마 기업하기 좋은, 장사하기 좋은 경기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