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공장지대 사진
광주시는 수도권 동남부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각종 규제로 체계적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대로를 중심으로 소규모 공장이 밀집돼 있는 공장지대. 주택가와 혼재돼 있는 모습이 항공사진에 드러난다. /광주시 제공

인구 증가속도 도내 톱10·기업 선호 불구
각종 법규 탓 '소규모 제조공장 난립' 초래

市 '오염총량제 지역 산단 허용' 정부 건의
자연보전권 '종합대학 제한' 개선 요구도
시설 집적화·산학협력 '경쟁력 강화'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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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광주에 때아닌 '난개발(亂開發)' 논쟁이 일었다.

광주시가 도시계획조례 및 건축조례의 일부 개정을 추진하면서 개정 취지로 지역 내 무분별하게 이뤄진 난개발을 지적하자 일부 시민들이 발끈하고 나선 것이다.

 

광주시를 얘기할 때 '난개발'이 오르내린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었지만 지역을 오래 지켜온 시민들은 불쾌감을 표했다. 결국 난개발이 맞느냐 아니냐 하는 논쟁으로까지 번졌다.

'난개발이 맞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말 그대로 "어지럽고 무분별하게 개발된, 종합적인 계획 없이 이뤄진 개발로 인해 광주시는 다양한 도시문제와 사회적 비용을 감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반면 '아니다'는 쪽은 "지역 내 각종 규제로 개발할 수 있는 여력이 적었고, 제한된 상황에서 그 기준에 맞춰 개발한 것을 놓고 난개발로 싸잡아 몰아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 주장이 어떻든 간에 결국 기본 전제는 '광주시에 체계적 개발이 이뤄지지 못해 각종 문제(도로, 교통,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가 상존한다'는 것이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이는 중첩 규제 문제와 맞닿아 있다. 

 

광주시는 정부부처를 비롯해 정치권, 처지가 비슷한 주변 지자체들과 부단히 목소리를 내오고 있다. 

 

인구 4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광주시의 규제 타파를 위한 움직임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으며, 도약을 위한 발판이자 생존 문제가 된 것이다.

■ 온갖 규제에 묶인 광주시


인구 38만명의 광주시는 경기도 내 지자체 중 인구증가 속도가 10위에 이를 정도로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동남부의 중심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교통요충지요, 농촌과 도시가 공존하며 광주시만의 색깔 있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이 같은 여건 속에 지속적인 인구증가가 일어나고 있지만 광주시는 각종 법규의 중첩규제로 인해 한 발 더 앞으로 나갈 기회를 번번이 놓치고 있다. 

 

 

광주시는 전 지역이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한 자연보전권역에 속한다. 99.3%는 환경정책기본법 제38조에 의한 팔당호 상수원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 1권역에 해당된다.

 

지역의 19.4%는 수도법 제7조에 의한 상수원보호구역이며, 24.2%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8조에 의한 개발제한구역이다.

 

이 밖에도 수변구역(2.2%), 군사시설 보호구역(1.5%) 등 각종 규제가 시행된다. → 그래픽 참조

사실상 전국 최고 수준의 중첩규제를 받고 있는 것이다.

■ 엄격한 행위 제한, 늘어나는 소규모 시설

광주시가 '수도권 교통요충지'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교통여건이 좋다는 것을 바꿔 말하면 기업활동에 장점이 되고, 많은 기업들이 입지를 고려하게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광주는 각종 규제로 소규모 개별 공장의 입지만 허용된다. 

 

대규모 계획입지는 불가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지역 내 제조업 공장이 6천587개소에 이르지만 이 중 4천여개가 소규모 제조공장이다. 

 

6만㎡ 이상은 입지가 불가하고, 3만~6만㎡ 이하는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 후 입지가 허용되다 보니 소규모 공장만 난립하게 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광주시는 전 지역이 자연보전권역이다. 그렇다 보니 대학이전도 규제가 따른다. 과밀억제권역과 성장관리권역은 4년제 대학 및 교육대학이 모두 이전 가능하다. 

 

하지만 자연보전권역으로의 이전은 금지됐다. 산학협력을 통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려 해도 한계가 있고, 고등교육 기회의 불평등도 발생한다.

대규모 개발사업도 제한이 많다. 자연보전권역 내 택지조성사업에 있어 아파트·연립주택이 없는 3만㎡ 이하는 사업이 가능해야 하지만 금지돼 있고, 도시개발사업의 경우 6만㎡ 이하도 심의 후 허용한다.

시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나 적극 행정 차원에서라도 여러 민원을 풀어주고 싶지만 워낙 중첩 규제에 제한이 많다 보니 한계가 많다"며 "무조건적인 제한보다는 지역여건을 고려한 규제행위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숨통 죄는 규제, 방법은 있다.

광주시 상징물
광주시는 기업들이 선호하지만 이렇다 할 산업단지가 없다. 

 

우후죽순 소규모 공장만 난립하고 있다. 일부는 주택가까지 공장이 자리해 갈등도 벌어지고 있다. 이에 시는 특별대책고시 개정으로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광주시는 그나마 개발여력이 있는 농림지역, 보전·생산관리지역에서 공업지역으로의 용도변경이 금지돼 있어 산업단지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단서조항 신설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오염총량관리제 시행지역에 한정해 예외적으로 허용해달라는 것이다. 

 

오염총량관리제는 지자체별로 할당된 한도 안에서 오염물질 배출 총량을 규제하면서 목표로 정한 수질을 달성하는 조건으로 개발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제도다. 광주시는 지난 2004년부터 전국 최초로 오염총량관리제를 시행해왔다.

건의가 받아들여질 경우 개별공장의 집적화 및 체계적 관리로 안정적 산업시설용지 제공이 가능하다. 기업경쟁력 확보 및 지역 간 불균형도 해소될 것이다. 

 

시 관계자는 "특별대책지역이라는 명분하에 산업단지에 대한 무조건적인 입지제한은 당초 오염총량관리제의 도입배경 및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자연보전권역 내 공업용지조성사업 규모 확대도 제안하고 있다. 현재로선 6만㎡로 공장입지가 제한됐다. 이를 30만㎡로 확대 시행해줄 것을 건의하고 나섰다. 확대 시행되면 건실한 기업체의 외부유출 방지 및 대규모 공장 유치도 가능하다.

시는 자연보전권역만 종합대학 이전을 금지함에 따라 이를 허용케 해달라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시는 '산학협력을 통해 전문적인 인재양성 및 지역경제 활성화가 되고, 종합대학을 유치함으로써 교육도시로의 성장이 가능하다'며 수도권에서 자연보전권역으로 대학이전 허용을 가능케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안기권(광주1) 도의원은 최근 도의회에서 상수원보호구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획기적인 정책전환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팔당상수원 규제로 주택의 신·증축 제한 등 오염원의 입지와 각종 행위가 엄격히 제한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며 "아무리 합법적인 정부의 정책일지라도 소수의 주민이 일방적으로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보호구역 안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면서 상수원을 보호하고 지키는 '생명물 파수꾼'이 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