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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가 김포한강생태공원에 나무뿌리를 감싼 굵은 철사를 그대로 땅에 묻어 이식한 모습.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

주택재건축 조합에서 200그루 기증
"성장·발달에 지장" 우려 목소리에
"활착에 도움" 환경부등 의견 분분

'옮겨심는 나무 뿌리의 철사, 그대로 묻어도 될까'.

김포의 주택재건축 조합이 기증한 나무를 김포한강생태공원에 이식하는 과정에서 김포시가 나무뿌리를 감싼 굵은 철사(반생)를 그대로 땅에 묻어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는 "반생을 제거하지 않은 나무 이식은 보편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하지만,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데다 환경부의 기준도 모호해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김포한강생태공원 에코센터 인근에서는 나무 이식 작업이 이뤄졌다. 이 나무들은 김포 고촌 신곡 6지구 주택재건축조합이 재개발과정에서 나온 소나무 등 약 200그루의 나무를 시에 기증하면서 김포한강생태공원에 이식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나무 이식 과정을 지켜본 시민들은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나무뿌리를 굵은 철사로 감고, 이를 그대로 땅 속에 묻었기 때문이다.

박모(60)씨는 "나무가 자라야 하는데, 뿌리에 감긴 철사를 땅 속에 그대로 묻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환경오염은 부차적인 문제고, 나무가 고사할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시 관계자는 "나무의 생장을 막는 고무바는 제거해야 하지만, 철사의 경우 문제없다"며 "갓 이식한 나무가 흔들리지 않고 땅에 정착하는데 철사는 오히려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에 대해 조경 전문가, 환경부 등도 의견이 분분해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수원시 소재 A 조경업체 관계자는 "단기간이라면 모르겠지만, 철사를 장기간 방치하면 나무 성장과 발달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잘 부식하지도 않고, 단단해 심할 경우 나무줄기 내 물관을 끊어버려 나무가 고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화성시 소재 B 조경업체 관계자는 "이론으로 따지자면 철사와 같은 뿌리 보호 장치는 해체하고 식재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이건 이론적인 얘기"라며 "활착(식물이 뿌리를 내리는 것)을 위해 묘목이 흔들리면 안 되는데,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 뿌리 보호 장치와 함께 이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가 제시한 기준도 모호하다. 환경부는 "수목 뿌리를 보호하기 위한 철선 등은 이식작업 때 제거해야 하지만, 제거하면서 생육에 지장을 초래하면 제거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동필기자 phii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