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양평·백령 등 섬·접경지서 운영
인천·경기지역 첫 응급의학과 개설
'박애·봉사·애국' 철학 걸맞게 노력
"지역 공공의료 전달체계의 맏형 역할을 하는 '시민의 병원'으로 가천대 길병원이 자리매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1996년 서해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되며 지역 공공의료 영역에서 본격적으로 역할을 수행해온 지 23년이 지났다.
최근 가천대 길병원은 '가천대 길병원 공공의료 23년'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는데, 가천대 길병원의 공공의료 업무를 맡는 핵심 조직을 이끌고 있는 임정수(51) 가천대 길병원 공공의료사업단장이 심포지엄에서 병원의 공공의료 정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발표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공감을 이끌어 냈다.
임 단장을 만나 공공의료에 대한 그의 소신과 철학, 향후 가천대 길병원의 비전 등을 들었다.
임 단장은 "우리나라 의료기관 가운데 90%가 넘는 비율을 민간의료기관이 차지하고 있다. 가난하고, 소외되고, 불쌍한 사람들을 위한 공공의료 영역을 전적으로 국·공립 의료기관에만 맡겨 두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며 "가천대 길병원이 규모나 역사로 볼 때 지역 의료기관 가운데 가장 맏형인 만큼 사회적 가치가 있는 일을 하는 데 지금보다 더 앞장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 단장은 "가천대 길병원의 공공의료 역사는 퍽 깊다"고 강조한다.
지금의 가천대 길병원의 모태가 된 1958년 이길여 산부인과 의원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보증금 없는 병원'으로 시작했고, 이후에도 병원을 가기 힘든 이들을 위해 경기도 양평(1982년), 철원(1988년), 백령도(1995년) 등 섬이나 산간, 접경지역에서 병원을 운영했다.
1992년에는 인천·경기지역 최초로 응급의학과를 개설했고,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 이송과정에 의사가 직접 탑승하는 닥터헬기(2011)와 닥터카(2019)를 도입한 것도 가천대 길병원이 처음이었다.
그는 "하지만 많은 병원이 수익에 쫓겨 가난하고 소외된 환자보다는 돈이 많이 있는 사람들을 유치하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경쟁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가천대 길병원의 공공의료에 대한 철학과 방향을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 단장은 "가천대 길병원이 박애·봉사·애국이라는 설립 철학에 걸맞게, 시민의 병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