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홍콩 시위 사태에 '최후통첩'을 했지만, 지난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지 24주째 주말시위에서도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다.
시위대는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홍콩이공대에서 '음향 대포'까지 동원해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경찰 총수까지 직접 나서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현장에 있던 경찰 1명은 시위대가 쏜 화살에 맞았다. 경찰 장갑차가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맞아 불에 타기도 했다.
이날 밤 시위대가 차량을 몰고 경찰에 돌진하자 시위 진압 경찰은 실탄을 쏴 이를 저지했다. 홍콩 경찰은 "시위대가 살상용 무기를 계속 사용할 경우 실탄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이 홍콩 거리에 투입돼 청소 작업을 벌인 가운데, 중국 최고 지도부인 자오커즈(趙克志) 공안부장, 한정(韓正) 부총리 등이 홍콩 인근 선전(深천<土+川>)에서 시위 대책을 논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 경찰, 음향대포·물대포 발사…시위대, 활·투석기로 맞서
17일 충돌은 오전 10시 무렵 중년층 위주의 정부 지지자 100여 명이 훙함 지역에 있는 홍콩이공대 부근 도로 교차로에서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치우면서 벌어졌다.
이에 시위대 수십 명이 캠퍼스에서 몰려나와 정부 지지자들에게 청소 작업 중단을 요구하며 벽돌을 던졌고, 곧바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은 안전상의 이유로 청소작업을 하던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수차례 발사했다. 시위대도 돌, 화염병 등을 던지며 이에 맞섰다.
현재 이공대 안에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머무르고 있으며, 곳곳에는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등의 구호가 적혀 있다.
이들은 유서를 쓰고 남아 있으며 '결사 항전'을 다짐했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오후 들어 충돌은 더욱 격렬해져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다.
경찰은 최루탄과 함께 물대포 차 2대를 동원해 파란색의 거센 물줄기를 쏘며 시위 진압에 나섰다. 물에 파란색 염료를 섞은 것은 물대포에 맞은 시위대를 쉽게 식별해 체포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시위 현장에는 '음향 대포'로 불리는 장거리음향장치(LARD)도 처음으로 등장해 사용됐다.
2009년 미국 피츠버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시위 진압 때 첫 등장한 음향 대포는 최대 500m 거리에서 150dB 안팎의 음파를 쏜다. 음향 대포에 맞은 상대는 고막이 찢어질 듯한 아픔과 함께 구토, 어지러움 등을 느낀다고 한다.
다만 홍콩 경찰은 LARD가 무기가 아닌, 경고방송용 장치라고 주장했다.
경찰 특공대가 장갑차 위에서 소총으로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 등을 조준 사격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에 맞서 시위대는 돌 등을 던지는 것은 물론 자체 제작한 투석기로 화염병, 벽돌 등을 발사하며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시위대는 활까지 동원했는데, 시위대가 쏜 화살에 공보 담당 경찰 한 명이 왼쪽 종아리를 맞았다.
지난 6월 초 시위 사태가 시작된 후 홍콩 경찰이 시위대가 쏜 화살에 맞기는 처음이다.
다친 경찰은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며, 경찰은 "시위대가 생명을 위협하는 공격까지 서슴지 않는다"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홍콩 경찰에 따르면 시위대가 던진 강철 공에 시위 진압 경찰이 맞기도 했다.
◇경찰 총수, 현장서 진두지휘…중국군 막사 인근서 실탄 사격
더구나 충돌 현장 인근에는 홍콩 주둔 중국 인민해방군 막사까지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에 지난주 퇴임한 스티븐 로 경찰청장의 후임으로 조만간 경찰 총수 자리에 오를 '강경파' 크리스 탕 경찰청 차장이 직접 현장에 나와 시위 진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날 시위 현장 인근의 인민해방군 막사에서는 중국군 병사가 총에 대검을 꽂은 채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부 병사는 시위 현장에서 날라오는 최루탄 연기 때문에 방독면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날 밤 9시 30분 경찰은 응급 구조요원과 언론인을 포함해 이공대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떠날 것을 명령하고, 이에 불응하는 사람은 무조건 체포하겠다고 밝혔다.
밤 10시 20분 무렵 시위대로 추정되는 시민이 인민해방군 막사 인근에 경찰이 설치한 저지선을 향해 돌진하자, 시위 진압 경찰은 차량을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이 실탄 사격으로 다친 사람은 없었고, 차량 운전자는 유턴한 후 도주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화염병, 활, 차량 등 살상용 무기로 공격을 계속할 경우 실탄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충돌이 격화하자 홍콩 야당 의원 7명은 이공대로 와 중재를 시도하고 있다.
이공대 내 대규모 검거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홍콩 시민 수천 명은 카오룽, 침사추이 등에서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대, '최후의 보루' 이공대 사수…몽콕 등서도 격렬 시위
지난주 경찰과 시위대의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던 홍콩 중문대를 비롯해 시립대, 침례대 등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시위대가 철수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이날 격렬한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이공대는 홍콩 시위대 입장에서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다.
이공대는 홍콩섬과 카오룽 반도를 잇는 크로스하버 터널과 가까운 곳에 있으며, 시위대는 지난주부터 이 터널 요금소에 화염병을 던지며 터널을 봉쇄해 왔다.
이날 시위대는 이공대 교정과 훙함 지하철역을 잇는 육교 위에 폐품 등을 쌓아놓고 불을 질렀다.
크로스하버 터널 요금소 옆에 세워졌던 경찰 장갑차도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맞아 불에 탔다.
한편 이공대 측은 교내 화학실험실에 누군가 침입해 위험한 화학물질을 가져간 것을 확인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날 홍콩 최대의 번화가 중 하나인 몽콕 지역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으며, 야우마테이, 틴수이와이 등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이공대 안과 몽콕 지역에서 폭력 행위를 하는 시위대에게 폭동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에서 폭동죄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이날 오후 홍콩 도심 센트럴의 차터가든 공원에서는 수백 명이 모여 '홍콩을 위한 기도회'를 열었다.
홍콩 센트럴의 에든버러 광장에는 시진핑 주석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키스하는 벽화가 그려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 거리청소 중국군에 '대테러 특전부대' 포함…"무력개입 우려"
홍콩 야당과 시위대는 전날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의 거리 청소를 맹비난했다.
전날 오후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수십 명은 카오룽퉁 지역의 주둔지에서 나와 시위대가 차량 통행을 막으려고 도로에 설치한 장애물을 치우는 작업을 40여 분간 했다.
거리 청소에 나선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에는 중국군 내 최강 대테러 특전부대도 포함돼 있어, 중국이 홍콩 시위 사태에 무력개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더구나 전날 현장 지휘관은 "이번 활동은 홍콩의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틀 전에 나온 시진핑 주석의 '최후통첩'과 똑같은 발언이어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시 주석은 지난 14일 "홍콩에서 계속해 과격한 폭력 범죄 행위가 벌어져 법치와 사회 질서를 짓밟고 있다"며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홍콩의 가장 긴박한 임무"라고 밝혔다.
야당 의원 25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이번 거리 청소는 인민해방군의 홍콩 내 활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물을 서서히 데워 개구리를 삶는 것(溫水煮蛙)처럼 홍콩 주민들이 인민해방군의 공개적인 활동에 익숙해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는 홍콩 기본법과 주군법(駐軍法)이 보장하는 홍콩의 자치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날 이공대 충돌 현장에 있던 한 시위자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인민해방군의 거리 청소는 대중이 이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떠보기 위한 것"이라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홍콩대, 시립대 등 홍콩 곳곳의 대학 인근에서는 정부를 지지하는 주민들이 나와 시위대가 도로에 설치한 바리케이드와 벽돌 등을 치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홍콩 침례대 인근에서 거리 청소를 한 펑포이 씨는 "시위대는 자유를 원한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시위대가 하는 일은 홍콩을 망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자오커즈 공안부장 등 中 지도부, 홍콩 옆 선전서 대책회의
명보는 자오커즈 공안부장, 한정 부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부가 홍콩과 인접한 광둥성 선전을 방문, 홍콩 시위 대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인 자오커즈 공안부장은 중국 사법당국의 총책임자이며, 한정 부총리는 홍콩 문제를 총괄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중국 최고 지도부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다.
이 회의에는 천원칭(陳文淸) 국가안전부장, 여우취안(尤權) 전략부장 등 정치국 위원 6명도 참석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이날 홍콩 교육 당국은 학생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홍콩 내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에 내린 전면 휴교령을 18일까지 하루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 당국은 시위 사태가 격화하자 14일 하루 휴교를 선언했고, 이후 15∼17일로 휴교 기간을 연장한 바 있다.
한편 지난 14일 불법 집회 가담 혐의 등으로 홍콩 경찰에 체포됐던 독일 교환학생 2명은 전날 보석으로 풀려났다. /홍콩·선양=연합뉴스
시위대는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홍콩이공대에서 '음향 대포'까지 동원해 시위 진압에 나선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경찰 총수까지 직접 나서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현장에 있던 경찰 1명은 시위대가 쏜 화살에 맞았다. 경찰 장갑차가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맞아 불에 타기도 했다.
이날 밤 시위대가 차량을 몰고 경찰에 돌진하자 시위 진압 경찰은 실탄을 쏴 이를 저지했다. 홍콩 경찰은 "시위대가 살상용 무기를 계속 사용할 경우 실탄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이 홍콩 거리에 투입돼 청소 작업을 벌인 가운데, 중국 최고 지도부인 자오커즈(趙克志) 공안부장, 한정(韓正) 부총리 등이 홍콩 인근 선전(深천<土+川>)에서 시위 대책을 논의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 경찰, 음향대포·물대포 발사…시위대, 활·투석기로 맞서
17일 충돌은 오전 10시 무렵 중년층 위주의 정부 지지자 100여 명이 훙함 지역에 있는 홍콩이공대 부근 도로 교차로에서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치우면서 벌어졌다.
이에 시위대 수십 명이 캠퍼스에서 몰려나와 정부 지지자들에게 청소 작업 중단을 요구하며 벽돌을 던졌고, 곧바로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은 안전상의 이유로 청소작업을 하던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수차례 발사했다. 시위대도 돌, 화염병 등을 던지며 이에 맞섰다.
현재 이공대 안에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머무르고 있으며, 곳곳에는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등의 구호가 적혀 있다.
이들은 유서를 쓰고 남아 있으며 '결사 항전'을 다짐했다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오후 들어 충돌은 더욱 격렬해져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다.
경찰은 최루탄과 함께 물대포 차 2대를 동원해 파란색의 거센 물줄기를 쏘며 시위 진압에 나섰다. 물에 파란색 염료를 섞은 것은 물대포에 맞은 시위대를 쉽게 식별해 체포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시위 현장에는 '음향 대포'로 불리는 장거리음향장치(LARD)도 처음으로 등장해 사용됐다.
2009년 미국 피츠버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시위 진압 때 첫 등장한 음향 대포는 최대 500m 거리에서 150dB 안팎의 음파를 쏜다. 음향 대포에 맞은 상대는 고막이 찢어질 듯한 아픔과 함께 구토, 어지러움 등을 느낀다고 한다.
다만 홍콩 경찰은 LARD가 무기가 아닌, 경고방송용 장치라고 주장했다.
경찰 특공대가 장갑차 위에서 소총으로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 등을 조준 사격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에 맞서 시위대는 돌 등을 던지는 것은 물론 자체 제작한 투석기로 화염병, 벽돌 등을 발사하며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시위대는 활까지 동원했는데, 시위대가 쏜 화살에 공보 담당 경찰 한 명이 왼쪽 종아리를 맞았다.
지난 6월 초 시위 사태가 시작된 후 홍콩 경찰이 시위대가 쏜 화살에 맞기는 처음이다.
다친 경찰은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며, 경찰은 "시위대가 생명을 위협하는 공격까지 서슴지 않는다"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홍콩 경찰에 따르면 시위대가 던진 강철 공에 시위 진압 경찰이 맞기도 했다.
◇경찰 총수, 현장서 진두지휘…중국군 막사 인근서 실탄 사격
더구나 충돌 현장 인근에는 홍콩 주둔 중국 인민해방군 막사까지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에 지난주 퇴임한 스티븐 로 경찰청장의 후임으로 조만간 경찰 총수 자리에 오를 '강경파' 크리스 탕 경찰청 차장이 직접 현장에 나와 시위 진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날 시위 현장 인근의 인민해방군 막사에서는 중국군 병사가 총에 대검을 꽂은 채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부 병사는 시위 현장에서 날라오는 최루탄 연기 때문에 방독면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날 밤 9시 30분 경찰은 응급 구조요원과 언론인을 포함해 이공대 안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떠날 것을 명령하고, 이에 불응하는 사람은 무조건 체포하겠다고 밝혔다.
밤 10시 20분 무렵 시위대로 추정되는 시민이 인민해방군 막사 인근에 경찰이 설치한 저지선을 향해 돌진하자, 시위 진압 경찰은 차량을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이 실탄 사격으로 다친 사람은 없었고, 차량 운전자는 유턴한 후 도주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화염병, 활, 차량 등 살상용 무기로 공격을 계속할 경우 실탄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충돌이 격화하자 홍콩 야당 의원 7명은 이공대로 와 중재를 시도하고 있다.
이공대 내 대규모 검거가 임박했다는 소식에 홍콩 시민 수천 명은 카오룽, 침사추이 등에서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대, '최후의 보루' 이공대 사수…몽콕 등서도 격렬 시위
지난주 경찰과 시위대의 격렬한 충돌이 벌어졌던 홍콩 중문대를 비롯해 시립대, 침례대 등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시위대가 철수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이날 격렬한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이공대는 홍콩 시위대 입장에서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다.
이공대는 홍콩섬과 카오룽 반도를 잇는 크로스하버 터널과 가까운 곳에 있으며, 시위대는 지난주부터 이 터널 요금소에 화염병을 던지며 터널을 봉쇄해 왔다.
이날 시위대는 이공대 교정과 훙함 지하철역을 잇는 육교 위에 폐품 등을 쌓아놓고 불을 질렀다.
크로스하버 터널 요금소 옆에 세워졌던 경찰 장갑차도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맞아 불에 탔다.
한편 이공대 측은 교내 화학실험실에 누군가 침입해 위험한 화학물질을 가져간 것을 확인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날 홍콩 최대의 번화가 중 하나인 몽콕 지역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으며, 야우마테이, 틴수이와이 등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이공대 안과 몽콕 지역에서 폭력 행위를 하는 시위대에게 폭동 혐의가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에서 폭동죄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고 10년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이날 오후 홍콩 도심 센트럴의 차터가든 공원에서는 수백 명이 모여 '홍콩을 위한 기도회'를 열었다.
홍콩 센트럴의 에든버러 광장에는 시진핑 주석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키스하는 벽화가 그려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 거리청소 중국군에 '대테러 특전부대' 포함…"무력개입 우려"
홍콩 야당과 시위대는 전날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의 거리 청소를 맹비난했다.
전날 오후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 수십 명은 카오룽퉁 지역의 주둔지에서 나와 시위대가 차량 통행을 막으려고 도로에 설치한 장애물을 치우는 작업을 40여 분간 했다.
거리 청소에 나선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에는 중국군 내 최강 대테러 특전부대도 포함돼 있어, 중국이 홍콩 시위 사태에 무력개입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더구나 전날 현장 지휘관은 "이번 활동은 홍콩의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틀 전에 나온 시진핑 주석의 '최후통첩'과 똑같은 발언이어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시 주석은 지난 14일 "홍콩에서 계속해 과격한 폭력 범죄 행위가 벌어져 법치와 사회 질서를 짓밟고 있다"며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홍콩의 가장 긴박한 임무"라고 밝혔다.
야당 의원 25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이번 거리 청소는 인민해방군의 홍콩 내 활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물을 서서히 데워 개구리를 삶는 것(溫水煮蛙)처럼 홍콩 주민들이 인민해방군의 공개적인 활동에 익숙해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는 홍콩 기본법과 주군법(駐軍法)이 보장하는 홍콩의 자치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날 이공대 충돌 현장에 있던 한 시위자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인민해방군의 거리 청소는 대중이 이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떠보기 위한 것"이라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홍콩대, 시립대 등 홍콩 곳곳의 대학 인근에서는 정부를 지지하는 주민들이 나와 시위대가 도로에 설치한 바리케이드와 벽돌 등을 치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홍콩 침례대 인근에서 거리 청소를 한 펑포이 씨는 "시위대는 자유를 원한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시위대가 하는 일은 홍콩을 망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자오커즈 공안부장 등 中 지도부, 홍콩 옆 선전서 대책회의
명보는 자오커즈 공안부장, 한정 부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부가 홍콩과 인접한 광둥성 선전을 방문, 홍콩 시위 대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인 자오커즈 공안부장은 중국 사법당국의 총책임자이며, 한정 부총리는 홍콩 문제를 총괄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중국 최고 지도부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이다.
이 회의에는 천원칭(陳文淸) 국가안전부장, 여우취안(尤權) 전략부장 등 정치국 위원 6명도 참석했다고 명보는 전했다.
이날 홍콩 교육 당국은 학생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홍콩 내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에 내린 전면 휴교령을 18일까지 하루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 당국은 시위 사태가 격화하자 14일 하루 휴교를 선언했고, 이후 15∼17일로 휴교 기간을 연장한 바 있다.
한편 지난 14일 불법 집회 가담 혐의 등으로 홍콩 경찰에 체포됐던 독일 교환학생 2명은 전날 보석으로 풀려났다. /홍콩·선양=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