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간판 예능 '1박2일' 시즌4부터 신규 예능 '씨름의 희열'까지 KBS 예능 프로그램들이 대대적 변화를 선언했다.

KBS는 18일 여의도 사옥에서 신규 프로그램 설명회를 열고 돌아온 '1박2일' 시즌4와 '정해인의 걸어보고서', '씨름의 희열', '슬기로운 어린이 생활' 등 신규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1박2일' 시즌4는 다음 달 8일부터 익숙한 시간대인 매주 일요일 오후 6시 30분에 시청자들과 다시 만난다. 기존 포맷은 그대로 유지하되 메인 연출은 방글이 PD가, 출연진으로는 연정훈, 김종민, 문세윤, 김선호, 딘딘, 라비가 결정됐다.

'1박2일' 재개는 멤버 정준영이 집단성폭행 등 혐의에 휘말리며 무기한 결방을 선언한 지 9개월 만이다.

이재우 예능센터장은 '1박2일' 재개와 관련해 "느리냐 빠르냐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시즌3를 갑작스럽게 종료했을 때 재개해달라는 민원이 중지해달라는 민원의 2배 이상 상회했다"라고 재개 계기를 밝혔다.

정준영이 촉발한 이른바 '출연자 자질' 문제와 관련해 KBS는 시청자위원회와 조율을 거듭하며 사내 검증 기구인 '출연자 자문회의'를 곧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훈희 제작2본부장은 "검증이라는 단어도 좀 조심스럽다. 자칫 신상털기 내지 뒷조사가 될 수도 있고 사법권이 있는 것도 아니라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상식과 합법적 틀 안에서 할 수밖에 없다. 끝까지 경각심을 놓치지 않고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1박2일' 시즌4는 김종민을 제외하고 멤버가 모두 교체됐다. 이황선 '1박2일' CP(책임 프로듀서)는 "섭외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어느 예능에도 출연하지 않고 '1박2일'에만 독점 출연하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거였다"면서 "출연자들을 일일이 만나고 장시간 인터뷰하며 모셨다"고 밝혔다.

메인 연출을 맡은 방글이 PD에 대해 이 센터장은 "방 PD를 메인PD로 세웠을 때 과연 큰 프로그램을 감당할 수 있을지 약간의 우려가 있었지만, '슈퍼맨이 돌아왔다' 조연출 시절 감각이 뛰어나다는 건 선후배들이 다 인정했다"라고 치켜세웠다.

이 센터장은 그러면서 "방 PD는 '1박2일' 경험이 없어서 시즌4가 출범할 때 기존과 다른 색깔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며 "또 리얼 야생 버라이어티 원형이 가진 미덕이 있는데, (이번엔) 시즌1으로 돌아가서 어떤 점이 지금의 '1박2일'을 만들었는지 연구하고 또 그걸 '1박2일' 경험 없는 방 PD가 만져보면 '세련된 촌스러움'이 생기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씨름의 희열'은 지난 추석 유튜브에서 씨름이 화제가 되기 전부터 기획·개발 단계에 있던 프로그램이다. 현역 씨름 선수 16명이 출연해 경량급 천하장사를 겨루는 이 프로그램은 총 12회로 기획됐고 마지막 회는 생방송으로 8강 토너먼트를 중계할 예정이다. 오는 30일 밤 10시 45분 방송을 시작한다.

최재영 CP는 "지난 7월부터 사전 조사를 시작했다. 씨름 선수들에겐 사람을 빨아들이는 매력이 있다"며 "그 매력을 잘 전달하면 파괴력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경량급 선수들로 출연자를 한정시킨 데 대해선 "태백급(80㎏ 이하)과 금강급(90㎏ 이하)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방송이나 언론 노출에서 소외된 선수들"이라며 "이들을 전면으로 부각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이 선수들로 한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BS는 이 밖에도 장성규가 출연하는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19일 밤 11시 10분), '정해인의 걸어보고서'(26일 밤 10시)를 방송한다.

이훈희 제작2본부장은 "시청률 수익 이전에 KBS 구성원들의 자신감 회복이 목표다. 용기를 낼 수 있다는 걸 이번 개편의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며 "고여있는 것보단 흐르는 게 좋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 앞으로도 이런 자세를 계속해서 보여드리겠다"고 천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