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왕

103회 공로 인정 적십자 표창장도
큰딸과 봉사 '부녀 홍보대사' 역할
다친 팔 회복되면 다시 '기록 행진'


"건강과 시간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봉사가 바로 헌혈입니다."

정돈영(41·사진) 하남시청 건축과 녹지허가팀장의 별명 중 하나가 '헌혈 왕'이다. 정 팀장은 지금까지 103회 헌혈을 해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말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정 팀장이 처음 헌혈을 한 것은 일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로 혈액원의 헌혈버스가 찾아와 단체헌혈을 하면서였다.

이후 서울 신촌으로 대학을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헌혈을 시작했다. "대학을 다니며 헌혈을 가장 많이 한 것 같아요. 직장이 있는 하남에 헌혈의 집이 없어 한동안 헌혈을 못했는데 2005년 11월 헌혈의 집 하남센터가 개소한 뒤에는 꾸준히 헌혈하고 있답니다."

정 팀장이 15년 동안 헌혈을 꾸준히 한 이유는 누군가를 도우면서도 자신을 돌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헌혈은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봉사이자 건강체크와 최소한의 건강관리 등 나를 위한 일"이라며 "헌혈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뿐더러 주말에 조금만 시간을 내면 쉽게 참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 팀장은 "혈액원의 혈액이 부족하다는 뉴스가 연례행사처럼 나오고 있는데 그만큼 헌혈을 할 기회가 부족하다고 보인다"면서 "시민들이 쉽게 헌혈을 할 수 있게 헌혈의 집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남시도 안정적 혈액수급 및 헌혈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 8일 대한적십자사 서울남부혈액원에 헌혈장려물품으로 1만원이 충전된 지역화폐(하머니카드) 500장을 전달했다.

지역 화폐는 '헌혈의 집 하남센터(하남시 신장로 133)'에서 헌혈자에게 지급된다.

정 팀장이 헌혈할 때마다 헌혈의 집에 같이 갔던 큰딸(중1)은 아직 어려 헌혈할 수는 없지만 대신 헌혈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펼쳐 부녀가 헌혈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몇 년 후엔 부녀가 함께 헌혈의 집에서 나란히 누워 헌혈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그는 "여름에 팔을 다쳐 몇 달 동안 헌혈을 못 하고 있지만 괜찮아지면 다시 헌혈할 계획"이라며 "이웃사랑을 실천하는데 많은 시민이 동참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