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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와 상주 상무 프로축구단의 경기에서 승리한 인천 유나이티드 유상철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37R 마지막 홈경기 상주 2-0 완파

후반 교체된 문창진·케힌데 연속골
경남FC에 승점 1점 앞서 잔류 불씨
최하위 제주, 내년 2부리그로 강등

k리그1
모두의 간절함이 통했던 것일까.

췌장암으로 투병 중인 유상철 감독이 이끄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투혼을 발휘해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인천은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37라운드 상주 상무와의 홈 경기에서 2-0으로 완승했다.

이로써 인천은 승점 33으로 이날 성남FC를 2-1로 꺾은 11위 경남FC에 승점 1이 앞선 10위를 지켜내며 1부리그 잔류 불씨를 살렸다. 최하위 제주 유나이티드는 이날 수원 삼성에 2-4로 패하며 마지막 남은 1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내년 시즌 2부리그로 강등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1만2천여명이 들어찬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늦가을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그라운드에서 이를 악물고 뛴 인천 선수들은 그제서야 유 감독에게 달려가 안기며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관중석도 눈물바다가 됐다.

이날 경기에서 인천 홈 팬들은 유 감독의 쾌유를 기원하는 현수막 등을 내걸고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상대 팀인 상주 원정 팬들도 한마음 한뜻으로 2002 한·일 월드컵 주역인 유 감독의 쾌유를 바라며 응원했다.


유상철 감독 응원하는 인천 팬들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와 상주 상무 프로축구단의 경기. 인천 팬들이 췌장암 판정을 받은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쾌유를 빌며 응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시작 전 두 팀의 선수단과 관중들은 유 감독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30초 동안 기립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최근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은 유 감독은 굵어진 빗줄기에 온몸이 흠뻑 젖도록 벤치 밖 그라운드를 끝까지 지키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전반전은 일진일퇴의 양상이었다. 유 감독은 하프타임 때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나에 대한 연민이 아닌 우리를 지켜보는 팬들을 위해 승리하자고 단호하게 얘기했다.

가슴이 먹먹해진 선수들은 온 힘을 다해 뛴 끝에 유 감독에게 부임 이후 홈 경기 첫 승리라는 선물을 안겼다.

유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한 경기였다. 그가 후반전에 교체 투입한 문창진과 나이지리아 출신 장신 스트라이커 케힌데가 잇따라 상대 골망을 흔들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문창진은 후반 30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최전방 외국인 공격수 무고사(몬테네그로)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으로 첫 골을 터뜨렸다.

이어 유 감독이 마지막 교체 카드로 쓴 케힌데는 후반 43분 페널티 아크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결승골을 넣으며 유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인천이 영입한 케힌데의 K리그 데뷔 첫 득점이다.

인천의 1부리그 생존 여부는 최종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K리그1의 11위 팀은 K리그2 플레이오프(PO) 승자와 승강 PO를 치러 잔류 가부를 확정한다.

인천은 오는 30일 오후 3시 창원축구센터에서 경남과 최후의 일전을 벌인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