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전시공간으로 꾸며 유명작가 작품 영상화
'밀레' 흔적 유지·홍보 위해 6개 지자체 협업도
기존 장점은 강화하고 새로운 볼거리 개발 전략
고대 로마에서부터 이어진 수많은 문화유산, 그리고 문화유산과 얽힌 '스토리(역사)'로 인해 프랑스는 관광 강국 중 하나다.
2012년에는 770억 유로(약 99조7천958억원)에 달하는 관광수입을 올렸으며, 매년 집계하는 통계에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 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수도 파리에서 동시에 발생한 자살폭탄테러와 총기난사 사건, 2016년 니스 테러 등으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프랑스 관광은 유례없는 위기를 맞이한 상황이다.
한국 역시 매년 외국인 관광객 방문기록을 갈아치우며 관광대국의 반열에 올랐지만, 지난 2017년 사드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이 빠지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대해온 면세점 등 관광업계가 치명상을 입은 것과 같은 모습이다.
한국은 동남아시아 국가와 중동 등 관광국가 다변화를 통해 관광산업 지키기에 나섰고, 프랑스는 기존의 장점을 강화하고 새로운 볼거리로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국과 프랑스가 관광산업 반등을 꾀하고 있지만 '방향'에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20세기 초반 '문화 황금기'를 보낸 프랑스는 문화적 강점을 새로운 방식으로 개발하면서 관광산업을 견인하고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빛의 채석장(Carrieres de Lumieres)'이다.
레 보드 프로방스의 옛 채석장 내부를 살아있는 전시공간으로 꾸민 것이다. 시즌별로 고흐나 피카소, 세잔, 밀레, 클림트와 같은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영상화하면서 관람객들이 회화 속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을 준다.
특징 없는 장소에 불과했던 채석장에 색채가 입혀지자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그 기반으로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또 지자체가 연대한 것도 관광위기 이후 이뤄진 변화다.
밀레 아뜰리에는 작은 마을인 바르비종에 위치하고 있지만, 회화의 한 조류인 '바르비종 화파-농촌생활을 주 소재로 삼은 화풍'이라는 자산을 확대하기 위해 인근 6곳 지자체가 하나의 지역 관광청에 속해 '역사 속 밀레'를 '이웃의 밀레'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밀레가 생전에 생활하고 작업하던 공간으로 들어온 관광객이 당시 밀레가 남긴 흔적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유지 관리, 홍보에 지자체가 합심해서 나선 것이다.
이밖에 호불호가 갈리기는 하지만, 고흐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카페의 건물 외벽을 노란색으로 바꾼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고흐의 대표적 작품 '아를의 포룸 광장의 카페 테라스(Terrace of a cafe at night)'는 당시 가스등이었던 가로등의 노란색을 재현하기 위해 외벽을 노랗게 칠해 직관적으로 '여기가 거기다'하는 느낌을 주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최만식(민·성남1) 문광위원은 "성남 구미동 하수처리장과 같이 경기도에도 방치된 공간이 있는데 문화예술로 채운다면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가져올 것"이라며 "관람객들과 호흡할 수 있는 문화예술 작품들이 일상 속에 들어올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 등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