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에서 오랜 기간 추진해오며 지구단위계획까지 수립한 사업구역을 놓고 김포도시공사(50.1%)와 민간(49.9%)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김포시가 개발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었다.
시에서 추진코자 하는 감정4지구는 감정동 일원 약 20만5천㎡ 부지에 사업비 2천179억원을 투입, 공동주택 2천778세대와 학교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와 연계해 인천검단신도시 연결도로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공사는 지난 10월 김포시의회에 감정4지구 공영개발 출자동의안을 상정했으나 '사업의 배경·목적·효과·필요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상임위에서 보류됐다.
이어 11월에 열린 상임위에서도 (공영개발에 참여하는)민간사업자 특혜시비와 함께 토지 권리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다시 보류됐다.
시가 내년 초 임시회까지 시의회를 납득시키지 못할 경우 15년을 표류한 감정4지구는 또 얼마나 긴 터널을 지나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감정4지구를 시에서 추진하려는 명분은 무엇이며, 기존 사업자가 억울해 하는 부분과 시의회가 제동을 거는 이유는 무엇인지 짚어봤다.
市 "계획 입안자, 사업자 인정할 의무없다"
2017년 첫 도시개발사업 제안 지케이개발과
정부 법령판단 근거 공영개발 나서 '도마위'
주민대행 '지구단위계획 제안' 타운앤컨트리
"토지계약등 10년간 사업 추진했는데 억울"
■ 지구단위계획 수립, '사업권'으로 볼 것인가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에 따라 지구단위계획 제안은 지자체나 주민 누구나 할 수 있다.
이때 주민이 직접 제안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통상적으로 시행사가 제안업무를 대행한다. 시는 감정4지구 주민(시행사 타운앤컨트리) 제안을 받아들여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했고, 2013년 7월 경기도 고시로 결정됐다.
타운앤컨트리 측은 약 10년 동안 사업을 계속 추진하며 토지 계약, 문화재 조사, 건축·교통 영향평가 등 순수비용 및 매몰비용으로 33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고 밝히고 있다.
타운앤컨트리 측은 민간의 권리를 행정권력이 강탈한다며 반발하고 있지만, 시는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됐다고 해서 제안자에게 사업권이 부여되는 건 아니라고 해석한다.
계획 수립 이후 주택법에 의한 주택건설사업과 도시개발법에 의한 도시개발사업 중 하나를 제안해서 수용 통보를 받았을 때에라야 권한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시와 공사는 타운앤컨트리를 사업권자가 아닌 단순 지구단위계획 제안자로 판단, '지케이개발'의 도시개발사업 제안을 채택해 공영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구단위계획 수용은 계획을 수용한 것이지 사업을 수용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시는 올해 8월 '국토계획법령에서는 도시관리계획 입안 제안자를 개별법에 따른 사업시행자로 인정하는 등의 권리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제안자를 사업시행자로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는 국토교통부의 회신을 근거 삼았다.
하지만 타운앤컨트리 측은 "그동안 우리가 자금을 투입하며 사업할 때는 아무 말이 없다가 갑자기 사업권이 없다는 식으로 나오면 어떤 시행사가 사업을 하겠느냐"며 억울해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부러 지연시키거나 손 놓고 있던 게 아니고 작년에 경관건축심의까지 통과하는 등 김포시와 협의해 모든 절차를 밟아왔고, 토지매매 계약을 갱신하며 한창 PF를 하고 있었다"며 "잘 진행되던 중간에 시가 사업부지를 뉴타운에 편입해 3년 넘게 지체됐고, 최소한 지구단위계획 결정 이후에는 꾸준히 사업을 추진했는데 시는 우리가 15년을 방치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최근 시에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신청했더니 도시공사의 출자동의안이 상정돼 있다며 반려하더라. 하나의 사업구역에 2개 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건데, 거꾸로 우리가 지구단위계획법으로 진행하고 있는 곳에 자기들이 도시개발법으로 끼어드는 건 모순 아니냐"고 반문했다.
공사는 70페이지 분량의 '민간제안사업 수용절차 업무지침'을 내세우며 지케이개발과 사업을 추진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맞선다.
지케이개발은 2017년 7월 감정4지구 도시개발사업을 처음 제안했다.
공사는 구역 내 사유지 면적의 50% 이상 동의서를 확보하라고 요구, 2018년 3월 지케이개발이 이를 충족하자 같은 해 12월 제안서를 정식 접수했다.
이때 제안서는 부국증권 컨소시엄(부국증권 19.9%·케이프투자증권 15%·쌍용건설 10%·지케이개발 5%)이 제출, 올해 3월 외부위원 심의위원회에서 종합점수 750점(1천점 만점)을 넘겨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됐다.
공사 지침에는 일련의 과정에서 자격요건을 불충족하면 제3자 제안공모를 한다고 나와 있다.
공사는 투자심의위원회 및 이사회 의결을 거쳐 시의회에 출자동의안을 상정했다.

협약후 일부 토지주들 동의 철회도 논란거리
市 "법적 강제규정 아냐… 사업에 영향없어
재산권·지역 우범화 피해 빠른 추진을" 주장
'시의회에 사전 설명 부족탓 지연' 지적도
두차례 제동속 市 동의안 재상정 귀추 주목
■ 타운앤컨트리 못 믿겠다는 市… 일부 토지주 동의 철회
토지주 일부가 도시개발사업 동의를 철회했기 때문에 시가 사업을 추진하면 안 된다는 지적은 동의서가 어디에 필요했는지를 보면 어느 정도 불식된다.
지케이개발이 사업을 제안할 당시 확보한 토지는 7만4천㎡(54%)였는데 그중 3만㎡(약 22%)가 올해 11월 공사에 철회의사를 알려왔다.
그러나 이 동의서는 법적 강제규정이 아니라 공사에서 사업제안자의 자격요건을 살피기 위한 자체 판단 기준이었다.
특히 올해 8월 공사와 부국증권 컨소시엄 간 사업협약 체결 이후 철회된 터라 사업의 실행 여부에 작용할 사항이 아니라고 시는 항변한다.
공사가 50% 이상 출자하면 공영SPC가 되면서 자동으로 토지수용권이 생겨 토지주들의 동의서가 필요 없어진다.
공사 관계자는 "타운앤컨트리는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한 것이지 주택건설사업과 도시개발사업 중 무엇도 제안하지 않았다"며 "지케이개발 측이 사업권청구소송에 굳이 나설 이유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시가 감정4지구를 추진하는 명분은 주민 피해 예방이다.
공사 관계자는 "타운앤컨트리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사이, 토지보상이 지연되며 토지주는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피해를 보고, 주변 주민은 감정4지구의 노후화와 우범화 때문에 재산가치가 상승하지 않아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는 감정4지구에 전국적으로 문제인 지역주택조합의 그늘이 따라다닌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타운앤컨트리는 김포에 미분양이 많아 건설사들이 대규모 아파트 건설을 부담스러워하던 시점에 500세대 주택조합 제안을 받고 건설사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으로 A주택조합추진위원회와 MOU를 맺었다. A조합이 토지비용을 마련한다면 500세대 만큼은 지역주택조합사업으로 할 수 있지만, 현재 A조합과 상관없이 도시개발사업 PF는 독자적으로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공영개발을 하면 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돼 낙후한 주거환경과 일대 교통체계가 개선된다. 물론 민간도 할 수 있지만, 기반시설을 약속대로 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감정4지구 진입로인 2차로는 도로변건물들을 부수고 새로 길을 내야 하는데 민간이 하기에 절대 쉽지 않은 사업이다. 만약 민간에서 분양만 해놓고 빠지면 시는 뒤늦게 불편민원만 추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시의회가 마치 시민 보호를 외면하는 것처럼 여론을 몰고 있지만, 연이은 출자동의안 보류는 시 측에 책임이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민선 7기 들어 모든 도시개발사업이 전면 중단된 와중에 감정4지구를 시급하게 추진해야 했던 이유를 대의기관에 충분히 사전 설명하는 노력 없이 협약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시가 다음번 시의회에서 감정4지구 처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측되면서, 15년간 주민 기대를 부풀려온 개발사업의 운명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