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리그 극적 잔류 성공 보너스
10%씩 모아서 치료비 보태기로
구단 "대견… 따뜻한 마음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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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이 췌장암으로 투병 중인 유상철 감독을 위해 다시 똘똘 뭉쳤다.

인천 구단은 시즌 막판 투혼을 발휘해 극적으로 1부리그 잔류에 성공한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특별 승리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선수들이 이 수당의 일부를 모아 유 감독의 치료비에 보태기로 한 것이다.

인천은 지난달 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최종 3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경남FC와 득점 없이 비겨 경남을 승점 1 차이로 따돌리며 최종 10위로 1부리그에 살아남았다.

시·도민 구단 중 유일하게 강등을 경험하지 않아 '생존왕'이란 별명까지 얻은 인천은 올해도 강등 위기를 딛고 기적처럼 또 한 번 1부리그에 잔류했다.

인천 구단은 시즌 막바지까지 경남, 제주와 1부리그 생존을 위한 치열한 순위 다툼이 이어지자 고심 끝에 중대 결심을 했다. 1부리그에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내걸고, 남아 있는 경기에서 승리할 때마다 출전한 선수들에게 특별 수당을 주기로 약속한 것이다.

끝내 1부리그 잔류 목표를 이룬 선수단은 지난 1일 시즌 마지막 전체 회식을 앞두고 따로 모였다고 한다. 주장인 골키퍼 정산 등 선수들은 머리를 맞댄 끝에 구단이 지급할 특별 수당에서 각자 10%씩 걷기로 했다.

팬, 그리고 자신들과 약속한 대로 아픈 몸을 이끌고도 시즌 끝까지 그라운드를 지켜준 유 감독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자는 의미에서 이렇게 의견을 모은 것이다.

이 소식을 접한 전달수 인천 구단 대표이사는 선수들이 무척 대견하고 고마웠다.

그러면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특별 승리 수당을 받지 못하는 선수들이 이내 눈에 밟혔던 그는 "올 시즌 모두가 다 같이 고생했다"며 사비로 이 선수들을 위한 격려금을 챙겨주기로 했다고 구단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선수단 40명 중 16명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구단의 다른 관계자는 "유상철 감독의 빠른 쾌유를 바라는 마음에서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치료비를 모으기로 했다고 들었다"며 "선수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