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라도의 소나무
황영준 作 '능라도의 소나무(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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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봄기운이 내려앉을 것 같았던 한반도 산하에 다시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칩니다.

하지만 우리는 겨울이 지나고 나면 백두산, 금강산에도 푸른 새싹 돋고 꽃이 만발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요. 그 봄은 꼭 오고야 말 것입니다.

경인일보가 탄생 100주년을 맞은 북한 최고의 조선화가 황영준(1919~2002)의 유작 200여 점을 국내 최초로 공개합니다. 월북 미술가인 화봉(華峯) 황영준은 1980년대에 공훈예술가 칭호를 받은 북한 최고의 조선화가입니다.

충남 계룡산 주변에서 태어나 어릴 적 충북 옥천에서 학교를 다닌 화봉은 조선의 마지막 어진화가 인천 출신의 이당(以堂) 김은호의 제자이기도 합니다.

백두산과 금강산, 묘향산 등 북한의 산하와 들녘을 담은 수많은 풍경화를 그렸습니다.

'금강의 발영계곡 로송청광(1989)', '능라도의 소나무(1992)', '향산 쌍폭포(1993)', '가을의 향기(1965)', '봄의 선구자(1992)' 등의 작품은 황영준의 미술 세계를 잘 보여주는 역작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백두산·금강산의 풍경화, 북한의 풍속과 인물 등 1950년대부터 세상을 뜨기 직전까지 황영준이 일생에 걸쳐 그린 작품 200여 점을 소개합니다. 북한미술의 시대적 변천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황영준은 월북 이후 결혼을 하지 않았습니다. 남쪽에 둔 부인과 자식들을 잊지 못해서입니다. 세상을 뜨던 해, 그는 그토록 그리던 가족상봉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앞두고, 남한의 혈육에게 줄 선물 보따리를 놓고 양아들 가족과 함께 사진을 찍을 정도로 들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봉을 앞두고 그만 눈을 감고 말았습니다.

끝내 가족을 만나지 못한 것이지요. 그리하여 이번 전시회는 남북 이산의 아픔을 달래주는 상봉전이기도 합니다.

독자 여러분! 남과 북의 산천에 봄이 오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 전시명 :
조선화가 아카이브Ⅰ황영준 展-봄은 온다

■ 일시·장소 :
2019년 12월 26일~12월 30일.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

                  2020년 1월 10일~2월 18일. 인천문화예술회관

■ 관람 :
무료

■ 문의 : (032)861-3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