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수공예품 판매·배움방등 운영
도시재생 우수상 수상후 참여율 높아
골목 정비·주차·쓰레기 문제도 논의
"일주일에도 여러 번 주민들이 모여 마을의 미래를 얘기해요. 아주 열성적으로요. 전보다 마을이 훨씬 활기차졌어요."
의정부 가능동 주민들이 만드는 '언니네 협동조합'의 창립 준비모임 대표 김선순씨는 몸소 느끼는 마을의 변화를 이같이 설명했다.
언니네 협동조합은 시가 마련한 주민소통공간 '문(文)·예(藝)·숲' 활동을 통해 모인 주민들이 설립을 추진하는 마을 공동체 사업이다.
미반환 미군기지인 캠프 레드클라우드가 위치한 가능동 지역은 과거 미군이 쓰던 피복과 장비에 지퍼를 부착하거나 '오버로크(휘갑치기: 마름질한 옷감의 가장자리가 풀리지 아니하도록 꿰매는 일)' 작업을 하던 여성들의 가내수공업이 성업했던 곳이다.
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한 후 일거리가 사라진 이 지역 주민들은 각종 주민자치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소통공간으로 모여들었고, 이곳에서 손바느질, 수예 등을 배운 여성들이 의기투합해 협동조합 설립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가장 친근한 이웃을 부르는 호칭, '언니'가 협동조합을 대표하게 됐다.
김씨는 "적지 않은 수의 주민이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자연스럽게 기술을 활용할 방안을 찾았던 것 같다"며 "시작은 바느질 교육에 참여했던 평범한 주부들이었지만, 지금은 남성들도 많이 합류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이 모이면 언니네 협동조합 설립 준비 외에도 골목 정비, 주차 문제, 쓰레기 문제 등 마을의 일들을 논의한다"며 "내가 사는 동네를 직접 가꾸고 만들어간다는 성취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언니네 협동조합은 수선 및 생활용품 리폼을 하는 '언니네 수선방'과 수공예품과 1인 가구를 위한 소분 판매 대행 상점 '언니네 가게', 중장년층과 청년층 세대공감 교육을 하는 '언니네 배움방' 등 주로 3가지 활동을 할 예정이다.
주민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 등을 판매하는 플리마켓도 계획 중이다. 내년 하반기 설립을 목표로 한다.
언니네 협동조합은 도시재생사업의 우수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9월 '경기도 도시재생 주민참여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12월에는 국토교통부 주관 2019년 하반기 소규모재생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도비를 지원을 확보했다.
의정부시는 언니네 협동조합을 포함해 가능동 지역의 도시재생 사례를 2020년 여성친화형 도시재생 뉴딜 사업 공모에 제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김씨는 "멋모르고 시작해 시 도시재생지원센터 등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생전 처음 공모전에서 발표도 했다"며 "한 번 입상하고 나니 주민들도 신이 나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그것이 다시 도시재생 사업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 낸 것 같다"고 지금까지의 소감을 밝혔다.
그는 "어릴 때부터 같이 놀던 이웃들과 재밌게 일할 수 있다는 게 마을협동조합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까지 내가 나고 자란 동네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