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IT전문가로 '디지로그팀' 구성
인문학 접목한 '휴머니즘' 예선 통과
전국돌며 '농업 대동여지도' 완성유명
"신농업혁명인 '농업인공지능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에 있음을 반드시 증명하고 오겠습니다."
농업인공지능팀인 '디지로그'의 단장을 맡고 있는 민승규(58) 국립한경대학교 석좌교수가 현재 네덜란드에서 열리고 있는 '제2회 세계농업인공지능 경진대회' 본선 참가를 위해 출국을 앞두고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민 석좌교수는 지난해 9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제2회 세계농업인공지능 대회' 예선전에 디지로그팀을 이끌고 참가해 세계적인 IT기업, 농업기업 21개팀과 겨뤄 5위까지 주어지는 본선에 당당히 2위로 진출했다.
'세계농업인공지능대회'는 베테랑 농업인과 인공지능이 탑재된 기계가 같은 조건의 유리온실에서 토마토를 재배해 누가 더 많은 수확량을 얻는가를 겨루는 대회다.
민 석좌교수는 대회 참가에 앞서 국내·외 농업과 IT분야의 전문가들과 의기투합해 디지로그팀을 만들었다.
디지로그팀은 국내에선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인 농업인공지능 분야에 무한한 잠재력을 확인하고, 대회에 도전하게 됐다.
민 석좌교수는 "디지로그팀이 예선전을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팀들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더 많은 토마토 재배량을 수확하는데 집중했던 반면, 인공지능 기술에 인문학을 접목해 단순히 재배만을 위한 인공지능 개발이 아닌 휴머니즘이 함께한다는 대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성공 비결을 밝혔다.
민 석좌교수는 삼성경제연구소와 대통령 농수산비서관, 농림수산식품부 1차관, 농촌진흥청장 등을 역임했지만 농업계에서는 이보다 '농업분야 대동여지도'를 완성한 인물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지난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 주말마다 빠지지 않고, 전국의 농가들을 직접 방문해 하루를 같이 보내며 그들과 허심탄회한 소통을 통해 지역별 특성은 물론 농민들이 현실적으로 겪고 있는 애로사항을 생생히 알게 됐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토지를 이용한 미국식 농업과 자본 집약적인 유럽식 농업이 아닌 소규모 농업이 주를 이루는 우리나라 농가에 대해 고민했다. 그 결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농업에 돌파구가 있음을 확신했다.
때문에 민 석좌교수는 이번 '세계농업인공지능 대회' 본선에서 유리온실 속 재배 기술을 기반으로 향후 국내 현실에 맞는 비닐하우스 내 인공지능 재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민 석좌교수는 "본선은 예선과 달리 우리 팀이 설계한 인공지능 기계들이 토마토를 6개월간 직접 재배하는 만큼 수확량 증가를 위한 특별한 '비장의 무기'가 준비돼있다"며 "다만 사전에 그 비기가 알려지면 결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결과가 나온 뒤 이를 밝히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그는 "본선에서 결과가 좋게 나오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우리 디지로그팀은 향후 100년을 이끌어 나갈 신농업혁명인 '농업인공지능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와 어깨를 견줄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오는데 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성/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