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협약따라 지연이자 年 15억~20억
1공구 부지는 다른 용도 검토 목소리도

청라, 3월 말까지 '사업자 제안서' 접수
영종, 최적화 방안 마련 연구용역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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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청라·영종국제도시 등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에는 종합병원 부지가 있다.

송도 2곳(세브란스병원 포함), 청라 1곳, 영종 1곳이다. 종합병원 건립은 IFEZ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다. 하지만 사업성 부족으로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

IFEZ 인구가 증가하고 각종 개발 호재가 이어지면서 종합병원 건립 여건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인천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도 종합병원 건립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송도·청라·영종에 계획한 종합병원 건립 사업이 올해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아봤다.

■ 송도 세브란스병원 설계 시작


송도 7공구 연세대 국제캠퍼스 부지에는 500~800병상 규모의 세브란스병원이 들어온다.

인천시는 2006년 1월 연세대와 국제캠퍼스 조성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 인천시는 송도 7공구와 11공구 땅을 2단계로 나눠 공급하고, 연세대는 캠퍼스·병원·교육연구시설을 조성하기로 했다.

협약 내용대로 연세대 국제캠퍼스는 2010년 3월 개교했다.

하지만 세브란스 병원은 '사업성 부족'과 '대학 내부 사정'으로 장기간 지연됐다.

인천시는 세브란스병원 건립사업이 더 늦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2018년 3월 연세대와 국제캠퍼스 2단계 사업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세브란스병원 건립이 약속보다 늦어지면 '지연 이자'를 내야 한다는 조항을 2단계 협약서에 넣었다. → 위치도 참조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연세대 측은 송도 세브란스병원 설계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설계 업체가 결정될 예정이며, 설계 기간은 1년6개월에서 2년으로 예상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올 하반기 2단계 사업과 관련한 토지 매매계약을 (연세대와) 체결하면, 세브란스병원 건립 지연 시 페널티가 적용된다"며 "지연 이자로 연간 15억~20억원을 내야 하기 때문에 연세대 측도 반드시 지키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도 1공구에도 8만719㎡ 규모의 종합병원 부지가 있다. 이곳은 투자개방형 병원만 입주할 수 있었는데, 정부가 2018년 규제 혁신 차원에서 국내 종합병원 입주도 허용했다.

인천경제청이 민간사업자 유치를 위해 미국 뉴욕 프레스비테리안(NYP) 병원, 미국 존스홉킨스 병원 등과 협의를 벌였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국내 종합병원도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줬지만, 민간사업자를 유치하긴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세브란스병원 건립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데다, 종합병원이 2개나 필요할 만큼 송도 인구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송도 인구는 15만8천353명이며, 계획인구는 26만5천611명이다.

1공구 종합병원 부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인천시의회에서 나오기도 했다.

세브란스병원 건립이 지연되자, 민간 차원에서 '전문병원 복합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했었다.

사업 대상지는 송도 4공구 인천도시철도 1호선 지식정보단지역 인근이다. 하지만 외국인투자법인 구성에 실패해 사업이 무산됐다고 한다.

 

이 부지는 지식정보산업단지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준공 후 5년간 처분 목적의 분양이 제한된다는 문제도 있다.

■ 청라 의료복합타운 사업자 선정


'스타필드 청라' 부지 밑에 있는 투자2-2, 투자2-3, 투자2-4블록은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 대상지다. 26만1천635㎡ 규모다. 500병상 이상 규모의 종합병원, 의료바이오 관련 산학연 시설과 업무시설,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인천경제청은 이곳에 종합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차병원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가 지난해 4월 '수의계약이 아닌 공모로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차병원그룹과 수의계약을 체결할 경우, 특혜 시비가 일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인천경제청은 최근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 지침서를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인천경제청은 오는 9일 오전 10시30분 쉐라톤 서울 팔레스 호텔에서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 3월 말까지 사업 제안서를 접수한 후 4월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인천경제청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라 인구는 10만7천665명으로, 계획인구(9만명)를 이미 넘었다.

하나금융그룹의 금융·디지털·글로벌 기능을 집적화한 '청라 하나드림타운' 조성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스타필드 청라'도 올 하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사업 설명회 분위기를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 여건이 나쁘지 않다"며 "주변에 종합병원이 없어서 사업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라의료복합타운 지원시설용지(25~30%)에는 오피스텔 건립이 가능하다고 한다.

■ 영종 종합병원 최적화 방안 용역 추진

영종 의료시설 부지(인천 중구 운남동 1606-3·4 10만5천139㎡)는 인천대교 진입부에 있다. 인천경제청, 중구청, LH, 인천국제공항공사, 시의회는 지난해 9월 '영종 종합병원 건립 공동 노력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했다.

영종국제도시 인구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인천공항 종사자와 환승객 등을 고려하면 종합병원 건립이 시급하다는 게 이들 기관의 공통된 생각이다.

인천경제청은 1억원을 들여 '영종 종합병원 최적화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한다. 올 상반기에 착수할 예정으로, 용역 기간은 약 6개월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어느 정도의 규모가 적정한 것인지 이번 용역에서 조사하게 된다"며 "영종도에 응급의료와 재난의료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영종 종합병원의 적정 모델을 개발하는 용역인 셈이다.

인천경제청은 용역 결과를 토대로 관계 기관 및 주민 의견을 수렴한 후 사업자 공모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