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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야마우치 마리코 소설 국내 첫 출간
10~20대 주인공 12개 단편
이상과 현실 절묘하게 다룬 인기 작가

■ 외로워지면 내 이름을 불러줘┃야마우치 마리코 지음. 박은희 옮김. 허클베리북스 펴냄. 296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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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아름답고 씩씩했던 어린 시절의 당신이 지친 당신의 어깨를 조심스럽게 두드립니다…

힘들지만 우리 조금만 조금만 더 해보지 않을래'.

1980년생 일본 여성작가 야마우치 마리코의 소설이 국내에서 처음 출간됐다.

'외로워지면 내 이름을 불러줘'는 일본 여성들의 희망과 좌절에 대한 최신 보고서다.

어린 시절 "예쁘고 약간 멍청한 여자가 더 잘 산다"는 어른들의 말에 발끈해서 고향을 떠난 여자들, 어릴 때부터 못생겼다고 괴롭힘을 받다가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여자, 남몰래 아저씨를 좋아하는 여고생, 미래의 스타를 꿈꾸며 매일매일 댄스에 열중하는 키다리 14살 소녀,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와 어릴 적 절친과 재회한 여자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지만 늘 가슴 한구석이 시리고 외로운 여자들이 주인공인 단편소설 12편이 담겨 있다.

이 여성들은 당당하게 세상과 맞서 싸워보려 하지만 그녀들의 바람과는 달리 세상이 만만하지 않다.

2008년 단편 '열여섯은 섹스 연령'으로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R-18 문학상'을 수상한 야마우치 마리코는 이상과 현실의 간격을 절묘하게 그려내 일본 여성 독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인기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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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우치 마리코 /허클베리북스 제공

저자는 "이 단편집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대부분 10대나 20대다. 그들은 아직 자신의 인생이 흔들릴 정도의 여성 차별에는 직면하지 않았고, 결혼할 때까지의 유예 기간이라는 자유시간의 한가운데에 있다"면서 "그 상태의 덧없음, 위험함, 씩씩함, 사랑스러움을 감지해주신다면 정말 기쁘겠다"라고 전한다.

1980년생인 야마우치 마리코는 일본 도야마현 출생으로, 오사카예술대학 영상학과를 졸업했다.

2012년 펴낸 첫 소설집 '여기는 심심해 데리러 와줘'가 2018년 같은 제목으로, 2015년 출간된 '아즈미 하루코는 행방불명'도 2016년 '재패니스 걸스 네버 다이'로 영화화됐다.

주요 작품으로 소설 '그 애는 귀족', '선택한 고독은 좋은 고독', '귀여운 결혼', 에세이집 '설거지 누가 할래', 소설과 에세이를 묶은 '우리는 잘하고 있어' 등이 있다.

/강희기자 hika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