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새로 출범 '복수 노조' 체제
기존단체 조합원수 추월 '교섭 주도'
정총도 진행… 노동이사제 등 전면에
"사랑방 같은 곳이 되었으면 해요."
인천 문학경기장 2층(서측)에 인천시체육회 직원들을 위한 '사랑방'이 생겼다.
22일 오후 인천시체육회 새 노조(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인천광역시체육회지회)의 사무실 현판식과 정기총회가 열렸다.
지난 2017년 전국 각 시·도 체육회 중 최초로 설립된 기존 노조에 이어 지난해 3월 이 노조가 새로 출범하면서 시체육회에는 '복수 노조'가 구성됐다.
이 노조를 이끌고 있는 남택훈(51·행정직) 지회장은 "노조 사무실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며 "직원들이 차 한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고충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곳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새 노조는 시체육회 사무처와 체육시설 등에서 근무 중인 행정직, 기술직, 전임강사, 운영직, 청원경찰 등 체육회 내 모든 직종을 아우른다고 한다.
현재 총 97명의 직원이 노조에 가입돼 있다. 새 노조는 출범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존 노조의 조합원 수를 크게 앞질러 지난해 교섭을 주도하기도 했다.
남 지회장은 "오늘 노조 사무실 현판식을 통해 2020년도의 출발을 알리게 됐다"며 "설 연휴 이후 교섭요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 등 전국 시·도 체육회(기초단체 포함)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으로 지난 15일까지 민간인 체육회장을 잇따라 선출했다.
새 노조가 창립된 이유도 '민간 체육회장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노동이사제 도입(인천시 조례), 원칙이 있는 인사·수평적인 조직문화 정착 등을 전면에 내건 이유다.
남 지회장은 "체육계에 여러 가지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런 변화를 조합원 등 직원들의 입장에서 살피고, 시체육회 운영과 경영에 노조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사무실 현판식과 총회에는 조합원 50여 명이 참가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