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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의 한 사회복지법인이 지난해 여름 충북 제천으로 여행을 떠나며 해피버스의 도움을 받았다. /안양시 제공

"해피버스 타고 기분도 해피해졌어요."

안양시는 지난해 3월부터 이동의 제약 및 문화여가 체험활동 기회가 부족한 장애인을 대상으로 무료버스를 지원하는 '해피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 별도의 장애인 전용 차량을 구입해 운영하는 것과 달리 안양의 '해피버스'에는 공유 개념이 접목됐다.

'해피버스'는 수리·관악 장애인복지관이 사용하고 있는 대형버스 2대를 활용해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복지관에서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 필요한 장애인단체 등이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공유' 서비스다.

지난해에는 총 안양시시각장애인지원센터, 안양시장애인부모회 등 총 21개 단체, 1천580명이 해피버스를 이용했다.

해피버스는 이동만을 지원하기 때문에 목적지에서의 체험 프로그램 등은 이용자들이 자체적으로 구성해 온다.

당일 코스만 지원하지만 목적지는 다양했다.

포천 산정호수, 용인 민속촌, 애버랜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여주 신륵사 등 수도권 관광지는 물론 강원도 횡성 숲체험, 충청남도 안면도 자연휴양림·꽃지해변, 천리포 수목원, 전주한옥마을 등 버스가 갈 수 있는 어느 곳이든 이용 가능하다.

이용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평소 타고 다니는 스타렉스가 아닌 대형버스로 많은 인원이 같이 올 수 있어 좋았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활동에 참여해 즐거웠다", "집에만 있다가 오랜만에 설레이는 마음으로 해피버스를 타고 맑은 공기도 마시고 전통 장만들기 체험도 하며 청국장도 직접 끓여 먹어서 좋았다", "휠체어 리프트를 이용할 수 있어 좋았다" 등의 후기를 남겼다.

시 관계자는 "장애인 전용 버스를 운영할 경우 운전기사 등 인력 채용 및 운영에만 1억원 넘게 들지만 해피버스는 복지관이 이용하지 않는 시간을 활용하기 때문에 큰 예산이 들지 않는 것이 장점"이라며 "올해도 3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이용을 원하는 장애인 단체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피버스 지원 대상은 안양시 소재(거주) 장애인단체, 장애인복지시설, 재가장애인가족 자조모임(장애인 5명 포함 15인 이상)이며, 이용 단체는 반드시 여행자보험을 가입해야 이용할 수 있다. 시는 대형버스 무상임대를 비롯해 유류비와 고속도로 통행료, 주차비를 지원한다.

안양/이석철·최규원기자 mirzstar@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