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단체 연합 백령도에 6개 설치
영국 파충류협회 사무국장 방문 지원
"백령에 40개 목표… 시민도 동참을"
최근 서해 최북단 백령도 진촌리 일대에 농수로에 빠지는 개구리를 살리기 위한 사다리가 설치됐다.
백령도 진촌리는 멸종위기종 2급인 금개구리가 서식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에 깊이 1.2m가 넘는 콘크리트 수로가 설치되기 시작하면서 농수로에 빠진 개구리들이 집단 폐사하는 일이 잦아지자 인천환경운동연합과 새와 생명의 터, 한스자이델재단 등 국내외 단체들이 연합해 진촌리 일대 농수로에 6개의 개구리 전용 사다리를 설치했다.
인천에서 주도적으로 '개구리 사다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인천환경운동연합 심형진 대표는 "이 프로젝트는 개구리 보호 차원을 넘어 백령도 전체 생태계 보전을 위한 환경운동"이라며 "백령도를 기착지로 한 철새 수백 종이 개구리를 주요 먹이로 하는데 개구리 개체 수가 줄어들면 상위 포식자인 조류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백령도 진촌리 일대에 설치된 콘크리트 인공수로는 깊이 1.2m, 폭이 60㎝ 정도로 이곳에 개구리가 빠지면 자력으로 탈출할 수 없다는 게 심형진 대표의 설명이다.
심 대표 등은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백령도 진촌리 수로 일대에 너비 15㎝, 길이 1m가량의 자체제작한 사다리 6개를 설치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에는 2015년부터 영국 83개 지역에 개구리 사다리를 설치한 영국 파충류협회 트레버 로즈 사무국장도 참여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심형진 대표는 "트레버 로즈 사무국장은 자비를 들여 한국까지 와 사다리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있다"며 "앞으로 많은 시민이 개구리 사다리 설치 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백령도 일대에 40개의 개구리 사다리를 더 설치하는 게 목표"라며 "환경 단체 활동가는 물론 인천 시민들이 이 운동에 동참한다면 자연스럽게 환경교육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끝으로 심 대표는 "정부와 인천시가 백령도에 공항 계획을 추진하며 이곳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며 "여러 단체들과 연대해 공항 건설에 따른 생태계 파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총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