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C 정차 확정… 타당성 검토
20시간 운행·지하매설물 '악조건'
市, 박원석 부시장 중심 'TF 구성'
상업시설등 조성 '국내최초 시도'
자연 광장·대규모 주차공간 확보
교통·기존 상권 공생문제 '숙제'
이후 과천선이 개통되며 현재까지 전철 1·4호선을 연결하는 중요한 거점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이곳에는 1·4호선 환승객을 포함해 하루 평균 23만명이 거쳐가는 등 경기도 내 154개 역사 중 7번째로 이용자 비율이 높은 곳이며, 지난해 12월부터 1호선 급행전철이 정차하게 되면서 이용자 수요는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반해 역사 시설은 상당 부분 노후화가 진행돼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이 때문에 금정역의 전반적인 시설을 개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군포시는 주민들의 오랜 숙원을 해결코자 금정역 환승센터 건립 사업을 계획, 본격 사업 추진에 돌입했다.
■ GTX-C 정차 확정… 개발 물꼬
금정역 일원이 개발 궤도에 오른 건 무엇보다 지난 2018년 12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정차역에 금정역이 포함된 덕이다.
GTX-C노선 개통이 예정된 오는 2025년에는 전철 1·4호선 환승객을 제외한 하루 승·하차 인원만 8만2천여명에 이를 것이라는 게 시의 분석이다.
승강장과 대합실, 진출입 계단 등이 협소한 탓에 이미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현재 상태로는 유지가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시는 지난해 2월 금정역 환승센터 건립에 관한 타당성 검토 용역에 착수하며 사업성 분석에 나섰다.
하지만 환승센터 건립을 위한 금정역사의 물리적 환경은 녹록지 않았다.
구조상 여유 선로가 부족하고 선로 간 간격이 좁으며, 현재 전철 1·4호선과 국철 등 3개 노선이 지나고 있어, 공사 시작 이후 대체 선로 부지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제약이 있다.
하루 철도가 운행하는 시간만 20시간에 달해, 실제 공사 시간은 철도가 운행하지 않는 새벽시간을 활용한 3시간 안팎으로 한정되는 셈이다.
더욱이 열차 운행의 기간 시설인 지하매설물의 이설 문제와 안전을 고려한 제한된 공법을 활용할 경우 사업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 등 여러 여건상 사업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결국 시는 지난해 10월 주민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부분을 전달하며 숨고르기에 나섰지만, 사업 추진에 큰 기대감을 걸었던 주민들은 사업 무산을 우려하며 거세게 반발했고 연일 거센 항의 민원이 폭주하기도 했다.
■ 발상의 전환, 인공대지
시는 사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지난해 12월 2일 박원석 부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전담 TF팀을 구성했다. 사업 추진을 위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금정역사의 열악한 공사 여건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나섰다.
그 결과 금정역 환승센터를 역사 밖으로 끌어내자는 결론을 도출했다. 앞서 역사 내 한정된 공간에서 답을 찾았던 방식으로부터 과감히 탈피, 역사 외부에 대중교통과의 연계형 환승센터를 조성해 기존 역사와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부지를 확보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기존의 틀을 깬 획기적인 대안을 내놨다.
금정역사 앞 금정역 삼거리에서 산본시장 사거리 방면 기존 도로 위에 복층 형태의 인공대지를 1만㎡ 규모로 조성하고, 이곳에 각종 복합건물과 상업시설 등을 두루 갖춘 환승센터를 건립하겠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인공대지에는 환승센터 외에도 시민들의 놀이와 휴식을 위한 자연친화적 열린광장 형태의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이곳은 추후 시민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받아 계획에 반영, 시민 스스로 만드는 복합공간으로 꾸며갈 예정이다.
이 밖에도 금정역 일대의 부족한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도로 아래 대규모 주차 공간을 확보해 시민 불편을 해소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주변 상권 유동인구 유입에도 효과를 거두는 등 열린광장이 향후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중심축이 될 것으로 시는 보고 있다.
■ 금정 환승센터, 향후 과제는
시는 사업의 규모 면에서 자체 추진은 어렵다고 판단, 향후 군포도시공사가 민간사업자를 유치해 공동 추진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이 때문에 민간 자본을 유치하는 부분이 사업의 향방과 성패를 가를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는 현재 밑그림 구상 단계인 이번 사업을 보다 구체화 한 뒤, 공모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사업 주체가 확정되고 투자 방식과 업무 분담 등의 논의가 시작되면 사업 추진에 큰 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대지 조성이라는 전에 없던 방식을 지자체 주도로 추진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서울 북부간선도로 상부에 인공대지 형식의 공공주택지구를 조성하는 신내컴팩트시티 조성사업이 유사한 사례로 꼽히지만, 상업시설을 포함한 환승센터와 광장 등을 인공대지에 조성하는 건 사실상 국내 최초다.
앞서 홍콩 HSBC 본점과 독일, 프랑스 등의 사례를 토대로 공법을 국내 여건에 어떻게 접목하느냐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공사가 시작된다고 가정했을 때 이후 이곳 일대 교통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기존 지역 상권과의 공생 문제 등도 사업 추진 단계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다.
시 관계자는 "기존 역사 내에서는 불가능한 사업을 어떻게든 가능하게 하도록 대안을 찾았고, 현재 사업 초기 구상 단계인 만큼 여러 가능성을 놓고 계속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국내 최초 방식으로 진행하는 사업인 데다 규모도 크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겠지만, 그래도 차근차근 헤쳐나가면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