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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종 인천민주화운동센터 대표는 "민주화운동 활동 현장을 기억의 장소로 보존해 이곳을 오가는 시민들이 민주화 운동 정신을 되새길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1970년대 근로조건 개선 요구 목청
삼원 섬유노조·백마교회 터에 설치
자료 수집·정리… 시민 알리기 앞장


"부평은 인천의 대표 민주화운동 활동지였으나, 지금은 그때의 정신을 기릴 수 있는 흔적이 남아 있지 않아서 나섰습니다."

오경종(58) 인천민주화운동센터장은 최근 부평구 삼원 섬유 노조 터와 백마교회 터에 표석을 세우는 사업을 진행했다.

그는 "1970년대 삼원 섬유 노동자들이 근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노조를 설립했던 사건은 당시 인근 공장의 노조 설립에 큰 영향을 미쳤고, 백마교회는 지역 노동자들을 위한 활동 공간으로 이용됐던 만큼 그 역사적 의의가 크다"며 "과거 현장을 기억의 장소로 보존해 이곳을 오가는 시민들이 민주화 운동 정신을 되새길 수 있었으면 한다"고 표석 사업을 추진한 이유를 밝혔다.

인천민주화운동센터는 앞으로 부평노동사목 터와 인천지역노동조합협의회 터에도 표석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 센터는 2013년 인천민주평화인권센터로 출범해 인천 지역 민주화운동 관련 역사적 자료를 수집·기록·정리하고 다양한 기념사업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단법인 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와 인천민주화운동에 앞장섰던 18인의 삶을 다룬 '列傳(열전)-18인의 인천 민주화운동가'를 펴내기도 했다(2월 7일자 13면 보도).

오 센터장은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노동 운동에 뛰어들기 위해 1984년 서구 가좌동에 있는 기계설비 공장에 취업하면서 인천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3년 인천민주화운동센터의 일원으로 합류하기 위해 다시 인천을 찾았다.

그는 "당시 인천은 구로, 영등포, 안산과 함께 대표적인 근대 산업화 전진기지로, 수많은 노동자가 모였던 곳이자 민주화운동이 활발히 진행됐던 곳"이라며 "과거 민주화운동의 발자취를 찾아 나서 민주화 운동의 정신과 역사적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