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춘연 학생
스트레처블 반도체 소자 개발 논문으로 주목받은 인하대 고분자공학과 대학원생 고춘연(29)씨. /인하대 제공

2×2㎝ 소자 3㎝까지 신축 가능해져
관련 논문, 국제학술지 표지 장식도
8월 졸업… 中모교서 교수활동 포부


"다양한 웨어러블 전자기기가 발전하는 데 작은 토대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인하대학교 대학원 학생이 길이가 늘어나는 '스트레처블 반도체'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눈길을 끈다. 고분자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에 재학 중인 중국 출신 고춘연(29)씨가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재료학회가 주관하는 학술대회에서 우수포스터상을, 지난해 11월에는 한국방사광이용자협회 주관 '31차 방사광이용자 연구발표회'에서 우수논문상을 받았다.

지난해 8월에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학술 저널인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리얼즈 저널'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며 학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인하대 양회창 화학공학과 교수와 최형진 고분자공학과 교수의 지도로 2017년 10월부터 시작한 연구내용을 담아낸 '입체 규칙성이 상이한 폴리의 자발적 상분리를 이용한 신축성 반도체 필름'이라는 제목의 논문이다.

이 논문은 고씨가 개발한 신축성 반도체 소자의 개발 과정을 담고 있다. 고씨가 개발한 소자는 가로 2㎝, 세로 2㎝, 두께 60nm(나노미터)로, 잡아당기면 약 3㎝까지 길이가 늘어난다.

고씨는 "기존의 소자는 길이를 늘이면 '크랙'이 생겨 '전하'가 이동하기 힘들어 반도체로의 기능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들이 대부분인데, 이번에 개발한 소자는 이러한 점을 크게 개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술을 토대로 더 많은 연구를 진행한다면 피부에 붙여 체온과 같은 몸의 상태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거나, 더 다양한 기술과 결합해 크기를 늘리는 디스플레이 장치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중국 유학생인 고씨는 옌볜대학교에서 화학공학과 학부과정을 마치고 2015년 3월부터 인하대 대학원에 진학해 올해 8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모교로 돌아가 교수로 활동하고 싶다고 했다.

고씨는 "좁은 실험실에서 연구하고 개발한 기술로, 대규모 공장에 적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 깊이 연구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다른 연구자와 전문가들의 몫"이라며 "웨어러블 전자기기가 발전하는데 이번 연구 결과가 도움됐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