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정보 확인 사이트 유도 문자
불륜설 확진자 신상공개 국민청원도
경찰은 허위정보 유통 강력처벌 방침
부산지하철 감염자 행세 20대 체포도
가짜 뉴스다. 코로나19 발병과 동시에 가짜 뉴스가 판치고 있다. 이 틈을 노려 거짓으로 확진자 행세까지하는 정신이상자스런 사람도 나타나고 있다. 가짜뉴스가 IT 강국인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여기에 '국내 우한폐렴 급속 확산 감염자 및 접촉자 신분정보 확인하기' 라는 내용과 함께 특정 사이트 가입을 유도하는 URL을 불특정 다수에게 문자로 발송되거나 '중국 우한시에 발생한 스모그가 신종 코로나 감염 사망자의 시체를 무더기로 화장해서 생긴 것이다' 라는 괴담이 유튜브와 각종 커뮤니티등 온라인 상에 유포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를 이용한 범죄이거나 허위 사실이다. 문제는 이 같은 가짜뉴스를 대다수 사람들이 믿고, 당하는데 있다.
실제 청와대국민청원사이트에는 가짜 불륜설까지 터진 'XX번 확진자'의 신상공개와 벌금을 물게해달라는 청원이 등장, 1만2천640명의 동의(12일 오후 1시 현재)를 얻었다.
이 같은 실정에 전문가들은 강력처벌도 중요하지만 가짜뉴스에 따른 사회적 손실 등 인식시킬 수 있는 교육 등이 필요하다 주장한다.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겸임교수는 가짜뉴스 배포 행위자에 대해 "자신의 행위로 인한 타인의 고통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반사회적 성향이 높다고 볼 수 있다"며 "이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그 행위로 인해 겪게 되는 사회적 손실이나 개인의 상처를 충분히 인식시킬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가짜 뉴스를 억제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대학교 치안정책연구소 윤상연 연구관은 "가짜뉴스 생성 유포자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폭행, 절도 같은 일반적 범죄와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어떤 결과를 줄지 자각이 부족, 내 감정·목적에 기반해 행동해야겠다는 욕구는 강한데 반해, 행위의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적어 '이런 것 갖고 처벌받겠어' 라고 생각한다"며 "가짜뉴스를 줄이려면 중간 매개자들이 거짓정보를 적절히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포행위의 위법성 인식 적은 게 문제
중간매개자 거짓 정보 적절 차단 필요
# 가짜뉴스와 전쟁 선포한 경찰
부산 지하철에서 코로나19에 걸린 것처럼 행세하며 시민들을 놀라게 하는 '몰카' 동영상을 찍어 유튜브에 올린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업무방해혐의로 이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영장을 기각, 구속은 면했다.
이 남성은 지난달 30일 오후 4시 30분께 부산 지하철 3호선 전동차에서 갑자기 기침하며 "나는 우한에서 왔다. 폐렴이다. 모두 나에게서 떨어져라"며 신종 코로나 감염자 행사를 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함께 탄 승객들이 깜짝 놀라 자리를 피하는 등 소동이 일었다.
자신을 온라인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회원이라고 소개한 A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자진 출석해 "유튜브에서 유명해지려고 그랬다"며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이 코로나19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있는 유포자들에 대한 '강력처벌' 방침을 세웠다.
국민의 불안감을 악용한 마스크 판매 사기와 매점매석 행위에 대해서도 지방청 사이버 수사대, 지능범죄수사대를 책임수사관서로 지정해 수사에 나선다.
실제 경찰청은 코로나19 관련한 온라인상 허위조작정보·개인정보 유포 행위 8건을 검거했고 가짜뉴스 20건을 추가로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의적·악의적 허위조작 정보를 생산·유포하는 행위는 물론 단순한 호기심이나 장난, 모방에 의한 행위도 심각한 국민 불안과 사회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허위정보를 조작·생산 유통 경로를 철저히 수사해 강력처벌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코로나19
코로나19는 2019년 12월 발생한 우한 폐렴의 원인 바이러스로, 인체 감염 7개 코로나바이러스 중 하나다. 이는 2019년 말 처음 인체 감염이 확인됐다는 의미에서 '2019-nCoV'로 명명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1월 9일 우한에서 집단 발병한 폐렴의 원인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확인됐다고 밝힌 데 이어, 1월 30일에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2020년 1월 21일 우한 의료진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사람 간 감염 가능성을 공식 확인했는데, 의료진 감염 여부는 사람 사이의 전염을 판별하는 핵심 지표로 알려져 있다. 감염되면 약 2~14일(추정)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37.5도) 및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 폐렴이 주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무증상 감염 사례도 드물게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는 감염자의 비말(침방울)이 호흡기나 눈·코·입의 점막으로 침투될 때 전염된다.
여기서 비말감염은 감염자가 기침·재채기를 할 때 침 등의 작은 물방울(비말)에 바이러스·세균이 섞여 나와 타인에게 감염되는 것으로 통상 이동거리는 2m로 알려져 있다.
눈의 경우 환자의 침 등이 눈에 직접 들어가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손으로 눈을 비비면 눈을 통해 전염될 수 있다.
다만 보건 당국은 공기 중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WHO는 1월 24일 코로나19의 전파력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는 낮지만,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는 높은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WHO는 코로나19 '예비 R0 추정치'를 1.4~2.5로 밝혔는데, R0가 1보다 크면 전염병이 감염자 1명에게서 다른 사람 1명 이상으로 전파된다는 뜻이다. 사스의 경우 이 R0이 4였고, 메르스는 0.4~0.9로 알려져 있다.
감염 증상으로는 발열, 기침, 호흡곤란, 근육통, 설사 등이 나타나며 치료를 위한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경기 11번째 확진 고양 명지병원 격리
'19일전 전염' 14일잠복기 달라 이례적
# 코로나19 경기도 상황
11일 현재 경기도에서 11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전국적으로는 28번째다. 이중 4명은 퇴원했다. 현재 격리 중인 환자는 24명이고, 검사를 받고 있는 유증상자는 865명으로 집계된다.
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확진된 28번째 확진자는 고양시에 거주 중으로, 지난달 25일 확진된 3번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28번째 확진자는 현재 고양 명지병원에 격리됐다.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잠복기는 14일 정도로 알려졌지만, 28번째 확진자는 3번째 확진자와 19일 전에 접촉했기 때문에 이례적인 사례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에 '잠복기'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그간 신종 코로나의 잠복기는 14일로 알려졌는데, 28번째 확진환자는 산술적으로 볼 때 3번째 확진환자와 접촉한 지 14일을 넘긴 확진 판정이었다.
/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