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1801000889900044921.jpg
포천소방서 신임 채범규(사진 왼쪽부터), 박일형, 김용준 소방관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포천소방서 제공

"소방관으로서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데 자부심을 느낍니다."

지난달 3일. 경기소방학교에서 15주간의 교육을 이수한 신임소방관 20명이 포천소방서에 둥지를 틀었다. 이들은 화재·구조·구급 분야에 배치돼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시민의 안전을 수호하는 중이다. 소방관 임용 전 특전사, 검도 사범, 간호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활동했던 신임 소방관들을 만나 새로운 출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14일 포천소방서에서 만난 이들은 소방에 대해 끊임없는 꿈을 꿔왔고 결국 그 꿈을 이뤄냈다는 자부심에 차 있었다. 김용준(29) 소방사는 특전사로 7년간 복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구조대에 배치됐다. 그는 최근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무면허 SUV' 중앙선 침범 사고를 '첫 출동'으로 기억한다. 수년간 특수임무를 수행해 왔던 김 소방사지만 현장은 그런 그 마저 긴장시켰다. 김 소방사는 "교육을 철저히 받았음에도 사건 현장에서는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검도장 사범으로 근무했던 화재진압대 채범규(25) 소방사도 '첫 경험'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뛴다. 그는 목조 화재 진압 당시 처음 관창(물을 뿜어내는 소방장치)을 잡고 화재를 진압했다. 관창을 잡았다는 것은 그가 '진짜 소방관'이 됐다는 뜻이었다. 채 소방사는 불이 모두 꺼진 후에야 자신이 임용 후 처음 관창을 잡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만큼 현장에서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고 했다.

또 5년 여간 간호사로 근무하다 소방관으로 변신한 구급대 박일형(30) 소방사는 응급 환자를 살리지 못한 경험이 마음에 남는다고 전했다. 특히 최선을 다해 구급활동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이송 후 결과가 좋지 않을 때는 몇 일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긴장감 속에서도 신임 소방관들은 오인신고에 너그러운 모습을 보였다. '허위신고'가 아닌 오인신고는 시민이 재난에 대응하고자 하는데 서 나온 실수이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직접 출동해 확인하는 것이 소방관의 의무이며 국민 안전을 조금이나마 더 지킬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에 3인의 생각은 같았다.

하지만 신임소방관들은 "대부분의 시민은 소방에 대해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협조해 주신다"면서도 "일부 시민은 여전히 사이렌을 울리고 출동에 나서도 길을 잘 비켜주지 않는다"며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한경복 서장은 이들에게 "소방공무원 임용을 축하하며 이제 첫 걸음을 시작하는 만큼 지금의 각오과 포부를 잊지 말고 각자의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해 시민들에게 최상의 소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포천/김태헌기자 11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