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만시간 넘겨 작년 '은자봉상' 수상
"한 사람이라도 보호하는게 더 중요
봉사 꺼리는 사회풍토 회원줄까 걱정"

40여년간 모범운전자회에서 교통봉사 중인 김제현(72) 포천시 모범운전자회장은 "시민들의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가 가장 큰 힘"이라고 말한다.
김 회장은 1981년 모범운전자회에 가입해 1999년부터 단체의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03년부터 시 자원봉사센터에서 기록한 봉사시간만 1만 시간이 넘어 지난해에 '은자봉상'을 수상했다.
앞서 기록하지 못한 봉사시간까지 더하면 이보다 몇 배 더 많지만 김 회장은 "한 사람이라도 보호할 수 있다면 그뿐"이라며 기록이나 상보다 '봉사' 그 자체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교통봉사는 보통 가장 바쁜 출근 시간대에 이뤄지기에 봉사 시간만큼 수익도 감소한다. 이 때문에 봉사 시간이 길어질수록 영업 손실은 더 커진다. 특히 차량이 달리는 도로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는 점도 회원이 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김 회장 역시 봉사활동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큰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음주 운전자가 중앙선을 침범해 김 회장의 차를 들이받아 차는 폐차됐고 그 역시 4개여월간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상대 측 차량이 '대포차'였기 때문에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했다. 수개월간 수입을 올리지 못해 겪은 경제적 어려움은 오로지 그 혼자 짊어져야 했다.
집안의 가장이 봉사활동 중 사고를 당했으니 가족 모두가 '그만하라'며 만류할 법하지만 김 회장의 부인과 세 자녀는 "안전하게, 무리하지 마시고 봉사하시라"는 응원을 보냈다. 그는 그런 가족들에게 미안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응원에 늘 고맙다.
특히 큰딸과 막내아들은 자신의 영향을 받아 관내 사회복지관과 노인복지관에서 근무와 '봉사'를 하고 있는 점도 그를 더욱 든든하게 만든다.
늘 단단하기만 할 것 같은 그이지만 최근에는 점점 고민도 많아진다.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사람은 줄고 봉사 자체를 힘들어하는 풍토가 커지는 사회 분위기 탓이다.
김 회장은 "모범운전자회 가입이 가능한 분들이 포천에만 수백여 명이 넘지만, 영업손실과 휴식시간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쉽게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게다가 올해 5월까지 시청 인근에 위치한 사무실을 비우고 컨테이너로 이전해야 하는 모범운전자회의 처지도 안타깝기만 하다.
그럼에도 김 회장은 "내일도 한 손에는 경광봉을 또 다른 손에는 호각을 들고 포천거리로 나간다"며 "일단 3년만 더 하고…"라고 웃어 보였다.
포천/김태헌기자 11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