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공무원 증언 "산골짜기 등 닥치는대로"
주민들 반발 거세… 1982년 20일간 '대란'도
"세 지자체, 이제는 각자방식으로 처리해야"

"시청 청소과 공무원들의 하루는 '오늘은 어디에 쓰레기를 버려야 하나'라는 고민으로 시작됐습니다."

동아건설의 김포간척지 매립이 시작된 1980년대 초, 인천에서는 쓰레기 처리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이때 인천시 청소과에서 근무했던 김진택(69)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떠올렸다.

서울의 경우 1978년부터 난지도매립장을 운영하며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었지만, 인천은 증가하는 폐기물에 '무방비 상태'였다. 

 

당시 인천시는 인근 갯벌과 계곡 등을 활용해 쓰레기를 처리했다. 당시 폐기물이 대부분 연탄재이긴 했지만, 하루 발생하는 폐기물은 약 3천300t이었다고 한다.

 

김진택씨는 "1981년 인천시가 직할시로 승격되자마자 모든 게 가장 불안정했던 시기에 쓰레기 문제가 닥쳤다"며 "지금은 산업단지가 된 남동공단 갯골, 산골짜기 등 갖다 버릴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갖다 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1982년께에는 정말 더 이상 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어 20일 정도 '쓰레기 대란'이 일어났던 적이 있다"며 "하는 수 없이 서구 원창동 인근 갯골에 갖다 묻었는데, 주민 반발이 어마어마했다"고 했다.

당시 갯골 등에 묻었던 폐기물은 이후 개발 사업에서도 문제가 됐다. 2004년 진행된 청라국제도시 개발 환경영향평가에서는 3곳, 약 94만㎡의 땅에 폐기물이 묻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양은 약 306만㎥로 추정됐다.

인천시는 인천에 광역 쓰레기 매립장인 수도권매립지가 조성되면서 쓰레기를 매립할 수 있게 됐지만, 매립지 조성 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탓에 소유권을 얻지 못했다

 

김씨는 "지금은 인천시가 당시에 조성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하고 있지만, 그때는 소유권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당장 '폭탄'을 처리하는 게 급선무였다"며 "돈을 얼마를 주고도 해결 못 하는 게 쓰레기와 묘지 문제다. 이제는 서울·인천·경기가 각자의 방식으로 폐기물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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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글: 이원근, 이준석, 공승배기자
사진: 강승호차장, 조재현기자
편집: 김영준,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
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