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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중 구월시장 상인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하루 빨리 끝나 구월시장이 평상시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코로나19 누그러질때까지 月 15%↓
타점포에 권유 100명중 40여명 동참
"시장 본래 모습 돌아가길 바랄 뿐"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마무리돼 예전 같은 일상을 찾길 바랄 뿐입니다."

김순중(71) 구월시장 상인회장의 표정엔 간절함이 묻어났다.

김순중 회장은 최근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임대 중인 남편 명의의 점포가 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누그러질 때까지 월 임대료를 15% 정도 덜 받기로 한 것이다.

김순중 회장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시장 손님들이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손님들이 시장을 다니는 시간도 짧아졌다고 했다.

상인들은 "오늘 하루 매출이 3만원뿐"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정부도 어려운 상인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는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는 "힘들 때일수록 어려움을 함께 나눠야 한다는 생각에 당분간만이라도 임대료를 조금 낮추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순중 회장은 시장 내 점포 주인들에게도 임대료를 낮춰줄 것을 요청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고객들이 많이 줄어 상인들이 힘들어하니 당분간 임대료를 낮춰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각 점포에 전달하고, 점포 주인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나도 먹고 살기 힘들다", "내가 알아서 하게 놔두라"고 답변하는 점포 주인들이 많았다. 하지만 김순중 회장의 진심 어린 요청을 외면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시장 내 100여명의 점포 주인 가운데, 40여명이 월 임대료를 20~40%씩 인하하기로 했다.

상인들은 "고맙다", "삶의 의욕이 생겼다"고 이야기 했다.

일부 상인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지고 다시 손님이 많아지게 되면, 할인 폭 만큼 임대료를 올려서 주겠다"고 얘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순중 회장은 "시장 상인들이 어려워져 가게 문을 닫게 되면 손님들이 더 시장을 찾지 않게 되고, 문을 닫는 가게들이 더욱 많아지는 악순환이 생기게 될 수 있다"며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해준 점포 주인들께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이어 "시장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