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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파크CC로 운영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 제1매립장 바로 밑에 안동포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어촌 이었던 안동포마을은 1980년대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바다를 잃고, 1992년 수도권매립지가 인근에 들어서면서 쓰레기와 악취, 침출수, 분진과 대형차량 소음 등으로 주민들은 하나둘 떠나고 이름만 남은 마을이 되었다. /기획취재팀

인천 안동포 매립지 들어선 후
악취·소음 탓 주민들 고향떠나
사월마을도 '주거부적합' 악몽


인천 서구 안동포마을과 사월마을을 아십니까. 마을 이름이 정겹습니다.

안동포마을은 300여 세대가 옹기종기 모여 남자들은 배를 부리고, 여자들은 해산물을 캐며 사는 자연부락이었습니다.

안동포마을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 건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의 쓰레기를 매립하는 수도권매립지가 들어선 이후 정겨웠던 두 마을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고 맙니다.

1992년 2월 안동포마을과 직선거리로 500m 떨어진 곳에 수도권매립지 제1 매립장이 들어섰습니다.

수도권매립지 제1 매립장은 초기부터 실패작이었습니다. 부실한 설계와 시공으로 쓰레기에서 발생한 침출수가 서해로 흘러들었습니다. 악취는 말할 수도 없었습니다.

도저히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날씨가 흐린 날이면 멀리 동구와 중구까지 악취를 풍겼습니다. 침출수는 인천 연안과 강화도 남단 바다까지 오염시킬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폐기물 반입은 밤낮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야간 반입은 1992년 2월부터 2001년 2월까지 꼬박 9년이나 계속됐습니다. 저녁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12시간 동안 쉴새 없이 쓰레기차들이 오고 갔습니다.

 

1시간 잠시 쉬는가 하면 다시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반입이 이뤄졌습니다. 하루 중 2시간만 빼고 22시간 동안 주민들은 소음과 먼지로 인한 고통을 겪고 살아왔습니다. 소음과 분진에 시달리던 주민들은 하나둘 고향을 떠났습니다.

20살에 시집와 66년째 안동포마을에 살고 계신 김도분(86) 할머니는 "밤에는 차들이 어찌나 빨리 달렸는지, 덤프트럭 소리가 집에서는 '비행기 소리' 같이 들렸다"고 합니다. 

 

"매립지가 들어오고 나서는 낮에는 악취, 밤에는 소음 때문에 도저히 살 수가 없었다"고 말씀하시는 할머니 표정은 어두웠습니다.

사월마을도 매립지가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개울에서 숭어를 잡아 철사에 줄줄이 꿸 만큼 깨끗한 곳이었다고 합니다. 사월마을 주민은 122명.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업체는 165개.

공장이 마을 주민 수보다 많은 곳입니다. 마을 주민 이모(59)씨는 "마을을 둘러싼 공장들은 매립지가 들어서지 않았다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사월마을은 얼마 전 정부 조사에서 '주거 부적합' 지역으로 확인됐습니다. 마을 주민들의 소변과 혈액에서 검출된 카드뮴, 수은, 납 등의 농도가 국민 평균보다 1.1∼1.7배 높다고 합니다. 안동포와 사월마을의 악몽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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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팀

글: 이원근, 이준석, 공승배기자
사진: 강승호차장, 조재현기자
편집: 김영준, 안광열차장, 장주석, 연주훈기자
그래픽: 박성현, 성옥희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