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장관·조명래)와 한국수자원공사(사장·박재현, K-water)가 3월 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서쪽 반테주에 위치한 한 이슬람 기숙학교에 마을단위의 정수처리 기술을 적용한 '건물형(직결형) 정수처리시설'을 준공했다.

이에 따라 학교의 기숙인원 6천500명이 마시는 하루 500㎥의 물이 음수대를 통해 제공된다. 그간 학생들은 병에 든 생수를 개별 구입해 마시고 있었다.

건물형 정수처리시설은 미세입자 제거를 위한 막여과, 오존을 활용한 산화 처리, 활성탄 흡착 등의 정수과정을 일렬로 배치해 물을 압력으로 한꺼번에 통과시켜 처리하는 기술이다. 이 시설은 물을 저장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정수장 대비 절반의 면적으로 조성할 수 있다.

수자원공사는 "이 같은 형태의 소규모 정수처리설비가 상수도관을 통하지 않고 취수한 물을 정수 후 바로 공급해 대규모 상수도 기반시설 없이도 외곽에 따로 떨어진 마을이나 독립된 시설에 깨끗한 물을 공급할 수 있다"며 "개도국 물 문제 해결에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도시 인근에서 취수한 물을 정수 후 바로 공급할 수 있어 상수도관 노후화로 인한 수돗물 불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미래도시의 물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자원공사는 이번 시설의 실증 데이터와 운영성과를 바탕으로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단지인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에 직결형 정수처리 기술을 적용한 빌딩형 '스마트 정수장'을 내년까지 구축할 계획을 전했다.

김동진 환경부 수자원정책국장은 "마을단위 정수장이 상수도 기반시설 위주의 물 공급이란 기존 체계의 전환을 비롯해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물산업 해외진출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유엔의 지속가능 목표(물과 위생 안전) 달성을 위한 효과적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천/이석철·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