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제로 사라질 위기에 놓인 마석 근린공원에 '청록파 시(詩) 문학관'을 지어 지역문화 거점으로 탈바꿈하려던 남양주시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민간 특례개발을 위해 선정한 우선협상자를 자진 취소하는 등 일방적 행정(3월 17일자 1면 보도)을 벌여 3년의 시간을 날린 데다 민간자본 유치마저 실패해 조성비를 마련하지 못해서다.
지난 12일 남양주시는 공원 일몰제로 오는 7월 행정적 실효를 앞둔 마석근린공원(화도읍 마석우리 222-1번지 일원)에 대한 공원조성계획 일부 변경 내용을 고시했다.
시 예산 대신 민간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3년 전 A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가 최근 자진 취소하면서 사업 규모를 대폭 줄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변경 고시를 보면 당초 민간사업자가 세웠던 계획과 차이가 크다.
특히 당초 마석근린공원 내 조지훈 시인의 묘지를 기반으로 조성하려던 문학관이 제외됐다.
A컨소시엄과 시가 함께 마련해 2018년 공고한 계획안에는 교양시설 예정 면적이 기존 640㎡에서 1천500㎡로 확대됐다. 조지훈·박두진·박목월 등 국내 청록파 시인 작품을 활용한 문학관 건립을 위해서다.
하지만 시가 지난주 내놓은 계획에는 해당 면적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공원 조성 비용으로 111억원을 조달할 수 있었던 민간자본이 무산돼 시 예산을 들이게 되면서 계획을 대폭 축소한 것이다.
마석역과 인접한 공원에 문학관을 지어 새로운 문화명소로 만들려던 계획은커녕 조지훈 시인 묘지와 연관해 조성하려던 640㎡ 규모 전시가벽 시설 계획마저 무산됐다.
이에 시 관계자는 "자체 추진으로 전환하면서 문학관 조성은 어렵게 됐다"며 "대신 마석역에서 조지훈 시인 묘지까지 안내하는 표지판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우·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