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재개발 무산후 주민갈등 해소
마을일 도맡아 '공모 도전' 최종 선정
공동체 우선 마을기업 출범 행복활동
부천시 삼정동 '상살미 사람들'을 이끌고 있는 금미정(51) 대표의 얼굴에 최근 웃음꽃이 활짝 폈다. 삼정동 1-2구역의 재개발 반대운동을 주도했던 그는 이곳이 국토교통부의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 지구로 선정된 후 마을의 변화가 시작됐다며 새로운 희망을 꿈꾸고 있다.
금 대표는 "개발을 무조건 반대했던 것은 아니다. 주민들이 제대로 보상도 못 받고 쫓겨날 판인데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삼정동 1-2구역은 850가구, 1천947세대가 살고 있는 부천의 대표적인 원도심으로 재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됐었지만 지난 2018년 직권 해제됐다.
"하루가 멀다 하고 주차 문제로 주민들이 싸우고 인도가 없어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걸어 다니시는데 위험하고 쓰레기는 곳곳에 넘쳐 나고…."
재개발이 무산되면서 주민간 갈등도 깊어지고 원도심의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도 절실한 상황이었다. 그때 동료가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에 공모해 보자고 제안한 것이 마을 활력을 되찾는 원동력이 됐다고 한다.
부천시는 지난해 5월 예비사업에 선정된 후 7개월간 상살미 마을 실증사업을 거쳐 올 2월 본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주차난을 놓고 민·관·학이 협력해 블록체인과 데이터 관리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주차장 공유와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했다.
그 결과 주차공간 280면이 확보되고 주차 수급률 증가(72%→109%), 21명의 주민 일자리창출 등의 효과를 거뒀다. 특히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곳에 청년 주택을, 한전은 태양광 발전시설을 구축할 계획도 세웠다.
금 대표는 예비사업에 선정된 후 주민 50여 명과 함께 비영리 마을기업인 '상살미 사람들'을 출범시켰다.
거주자 우선 주차의 수입, 주차관리, 킥보드 등 각종 서비스를 통한 수익과 주민 일자리창출 등을 위해 주민의 역량을 키우고 기본 소양교육, 홍보 등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다.
그는 최근 생업으로 꾸려 온 음식점 운영도 중단하고 주민들의 행복한 삶을 어떻게 만들지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다. 마을의 크고 작은 일에 몰두하다 보니 '뭐 생기는게 있으니까 하겠지'란 음해성 소문이 날 때 극심한 자괴감마저 들었다.
그러나 그는 "아이들이 어렸을때 학교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엄마'라고 자신있게 이야기한 것을 듣고 큰 용기를 얻었다"며 "나보다 지역공동체를 우선 생각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금 대표는 "부천시의 관련 부서 주무관, 팀장, 과장이 주말에도 현장을 다니며 주차 관리·단속 등에 대해 설명하며 주민들의 공감대를 얻어냈다"며 "장덕천 시장도 깊은 관심을 갖고 이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해 줘 너무 고맙다"며 감사의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부천/장철순기자 s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