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판매 남은 빵 식기전 매일 전달
재능기부까지… 아름다운 봉사의 삶
양심원칙 제빵기술 특화 고용창출도
"나누면 인생이 즐겁고, 함께하니 마음이 풍요롭네요."
18년 동안 동네 빵집을 운영하며 나눔 인생을 걸어온 한 시민이 아름다운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화제의 인물은 동두천시 중앙동에서 '빨간풍차'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유재학(54) 대표.
서른 살에 제빵사 자격증을 취득해 6년 동안 다른 제과점에서 경력을 쌓은 후 2002년 자영업 대열에 끼어들어 지금의 제과점을 차렸다.
제과점을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이타(利他·다른 이를 이롭게 하는 것) 정신만큼은 한결같은 그는 비록 작은 동네 빵집을 경영하고 있지만 부자가 부럽지 않은 '착한 이웃'으로 불린다.
월요일에 마을 노인정부터 수요일 엔젤봉사단 지원, 목요일 어린이집, 금요일 장애인시설 등 주중 오후 주간행사 일정이 꽉 차 있는 그는 당일 판매 잔여량을 익일 할인행사 또는 다른 업체에 헐값으로 팔지 않고 빵을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또 재능기부를 마다하지 않고 청소년 진로체험 프로그램 강사로도 활약, 지역사회에 온기를 전하고 있다.
그의 이웃사랑 실천은 전북 남원에서 동두천으로 전학 온 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6학년 때부터 고교 졸업 때까지 자취를 한 탓에 어려운 사람들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을 열게 한 단팥빵이 가끔 떡이나 음료 등으로 되돌아올 때면 그는 풍족하지 못한 자신의 선의가 오히려 미안하고 고맙기만 하단다.
대기업 제과 체인점들이 중소도시마저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그의 18년 생존 비결은 좋은 재료를 선택, 양심을 빼먹지 않고 좀 더 싼 가격에 소비자에게 내놓는 원칙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혼자 경영 하느라 대충 요령을 피우며 편의주의로 흐를 수도 있지만 원료부터 최고급만을 추구해 온 그는 제빵사 2명, 홀 종업원 2명 등 4명의 직원을 두고 80여 종류의 제빵 기술을 특화시키며 고용창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제과점에서 손맛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그는 저녁마다 미용기술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는 아내 임현숙(51) 씨와의 소박한 대화가 삶의 활력소가 된다며 미소를 지었다.
2002년 월드컵 붉은악마 응원단의 색깔이 생각나 빵집 이름을 '빨간풍차'라고 지었다는 그는 "요즘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는 맑은 기운이 풍차처럼 돌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동두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